울산현대 김승준(가운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올해 김승준, 김동준, 윤보상 등 후보군 형성
- 작년보다 눈에 띄는 선수 줄어, 젊은 피 육성에 보다 관심 가져야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정규라운드가 마지막 33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스플릿 5라운드를 포함해 이제 팀 별로 6게임 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해 이맘때쯤, K리그는 영플레이어상 수상자가 누가 될 것인지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재성(전북현대) 황의조(성남FC) 권창훈(수원삼성) 등 새롭게 그라운드를 수놓은 ‘K리그 영건’들의 싸움이 볼만했다. 최종 영플레이어상 수상 영광은 이재성에게 돌아갔지만, 황의조나 권창훈 모두 상을 받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혜성같이 등장한 이들은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며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로 성장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기존 신인상 제도를 없애고 영플레이어상을 만든 건 2013년 시즌부터다.
프로에 갓 입단한 신인이 데뷔 시즌에 두각을 나타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국내외 프로출전 3년 이내인 23세 이하 선수로 범위를 넓힌 것이 영플레이어상이다. 대상 선수가 확대되면서 지난해까지 영플레이어상을 놓고 뜨거운 경쟁이 펼쳐졌고, 덩달아 팬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뚜렷한 영플레이어상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후보 자격 중 하나인 ‘전체 경기수(30일 현재 32라운드 기준)의 50% 이상 출전’ 선수 중 울산현대 김승준, 성남FC 김동준, 광주FC 윤보상 등이 눈에 띌 정도다.
리우올림픽 대표팀에서 아쉽게 탈락했던 김승준은 32라운드까지 26경기에 출장해 6골 2도움을 기록했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팀 성적도 상대적으로 좋고, 김승준의 팀 내 공헌도도 적지 않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가장 돋보인다.
과거 신인상을 포함해 첫 골키퍼 수상자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았던 김동준은 7월 10일 상주상무전 이후로 주춤하고 있다. 리우올림픽 출전으로 팀을 떠나있긴 했지만, 지난 24일 전북현대전을 통해 약 2달 보름만에 클래식 그라운드에 섰다. 시즌 성적은 20경기 출장에 26실점. 무실점 경기는 5게임이다. 광주 수문장 윤보상은 17경기에 출전해 15실점을 기록하며 오히려 김동준보다 나은 0점대 실점율을 기록했다.
클래식은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23세 이하 선수의 의무선발을 1명으로 정해 놓는 등 나름의 제도를 갖추고 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더구나 어느 해보다 뜨거운 중·상위권 순위 다툼이 벌어지면서 몇몇 팀들은 교체카드 1장을 포기하고 ‘23세 이하 의무선발 1명’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경우도 종종 벌어졌다.
영플레이어상 대상 선수 중 몇몇은 올림픽 출전 등으로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도, 뚜렷한 새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매년 좋은 자원이 배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K리그를 이끌어갈 새로운 피의 발굴과 육성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