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사익스-오리온 바셋(오른쪽). 사진제공|KBL
남자 프로농구는 지난 시즌부터 외국인선수를 장·단신으로 구분했다. 이에 따라 각 팀은 2명의 외국인선수 중 1명은 무조건 193cm이하의 단신으로 선발해야 했다. 화려한 드리블과 스피드를 가진 단신 테크니션을 통해 농구 보는 재미를 높이겠다는 것이 김영기 KBL 총재의 생각이었다.
지난 시즌 단신 테크니션들은 리그에 새바람을 몰고 왔다. 특히 180cm의 단신가드 조 잭슨(당시 오리온)은 챔피언결정전에서 화려한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며 테크니션의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이에 올 시즌 외국인선수 선발에 있어서도 각 구단 감독들의 생각에 변화가 생겼다. 테크니션 선발에 나선 팀들이 늘었다. 대표적인 구단이 KGC와 오리온이다.
KGC는 약점인 포인트가드 자리를 채우기 위해 178cm의 단신가드 키퍼 사익스를 영입했다. 사익스는 지난해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인 D리그 덩크 콘테스트에 참가했을 정도로 폭발적인 탄력을 자랑한다. 화려한 개인기는 기본이다.
사익스는 22일 ‘2016∼2017 KCC 프로농구’ SK와의 홈 개막전에서 15점·6리바운드·8어시스트로 맹활약 하면서 팀에 100-95의 승리를 안겼다. 3쿼터에는 호쾌한 원핸드 덩크슛까지 터뜨리면서 안양 홈팬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지난 시즌 잭슨 영입으로 재미를 본 디펜딩 챔피언 오리온은 잭슨과의 재계약이 불발되자 185cm의 가드 오데리언 바셋을 영입했다. 바셋도 22일 KCC와의 첫 경기부터 사익스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18점·4리바운드·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자기 공격이 우선이었던 잭슨과 달리 동료들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뿌렸다. 오리온은 81-69로 KCC를 꺾었다.
일단 사익스와 바셋 모두 신고식은 확실하게 했다. 개막전에서의 강렬함을 시즌 내내 이어 갈수 있다면 KBL에서 단신테크니션 돌풍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