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의 변화무쌍은 어디까지?

입력 2016-11-0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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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선수들이 8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전에서 서로 부둥켜안으며 환호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3-0 완승을 거두고 원정 최다연승인 14연승을 기록했다. 사진제공 | KOVO

특급 외국인선수 오레올이 빠져나간 뒤, 스피드는 확실히 줄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저하된 스피드를 변화무쌍함으로 극복해내고 있다. 8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원정경기 KB손해보험전은 현대캐피탈이 준비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줬다.

높이에서 밀리는 현대캐피탈은 레프트 공격수 박주형의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21연승 이후 2연패에 빠졌고, 고질적 허리 통증을 안고 있는 세터 노재욱은 겨우 훈련을 재개한 몸으로 출전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완벽에 가까운 현대캐피탈의 페이스였다. 단 한 차례의 위기도 없이 세트스코어 3-0(25-17 25-19 26-24) 완승을 이끌어냈다. V리그 원정 최다연승(14연승) 기록을 이어갔다.

노재욱의 손끝에서 최민호(12점), 신영석(8점)이 레프트와 센터를 넘나드는 공간에서 공격지점을 바꿔가며 오픈과 속공 스파이크를 꽂았다. 주 공격수 문성민(16점)은 전위와 후위를 오갔고, 공격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외국인선수 톤(14점)도 이날만큼은 해결사 능력을 보여줬다. 진성태의 대한항공 트레이드 공백을 메우기 위한 주전으로 낙점된 센터 김재휘(10점)는 4블로킹을 해냈다. 현대캐피탈이 지향하는 ‘분업형 토탈 발리볼’이 이상적으로 실행됐다.

현대캐피탈 노재욱. 사진제공|KOVO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전술가답게 1세트 승부처에서 원포인트 세터로 키가 큰 한정훈을 투입했고, 1세트 막판에는 주 공격수 문성민이 후위로 빠지자 백업리베로 신동광으로 교체했다. 문성민이 전위로 올라올 때까지 신동광이 교체되지 않고 뛰었다. 신동광~리베로 여오현~수비가 강한 외국인선수 톤이 후위에 서는 독특한 포메이션이 만들어졌다.

현대캐피탈은 2세트에서도 4-2로 치고 나가는 의미 있는 점수를 낼 때, 상징적 장면을 보여줬다. 센터 최민호의 백토스가 나왔고, 톤이 결정지었다. 세터 외에 리베로 여오현만 토스를 잘 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플레이어 전원의 세터화’라는 현대캐피탈의 연습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반면 KB손해보험은 우드리스, 김요한 등의 공격력을 전혀 살리지 못했고, 수비가 허물어졌다. 블로킹에서도 4-7로 밀리니 답이 없었다. KB손해보험 강성형 감독은 1세트 권영민, 양준식을 세터로 쓴 뒤, 기대에 못 미치자 루키 황택의를 2세트부터 기용하는 파격을 보여줬다. 그러나 흐름을 돌리지 못하고 1라운드 최하위(1승5패)를 면치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4승2패(승점10)로 3위로 점프했다.

한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에서 IBK기업은행은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0(25-23 25-22 25-16)으로 완파하고, 1위(4승1패·승점 12)로 1라운드를 마쳤다.

구미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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