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토픽] K리그 겨울전훈지, 왜 스페인인가?

입력 2017-01-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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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구단들의 인기 동계전훈지로 스페인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올해는 수원삼성, 울산현대, 대전 시티즌, 성남FC 등 4개 구단이 스페인에 전훈 캠프를 차린다. 수원은 지난해에도 스페인 말라가에서 담금질을 했다. 사진제공 | 수원삼성

1. 인프라 굿 2. 스파링 용이 3. 외인 테스트 최적

훈련장·숙소 시설 등 최고 수준
많은 유럽구단들 겨울훈련 장소
외인선수 기량 테스트에도 적합


2017시즌에 대비한 K리그 구단들의 동계전지훈련지로 스페인이 각광받고 있다.

199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꽤 여러 팀이 스페인에서 전훈을 진행했지만, 어느 순간 선호지역이 바뀌었다. 지난해까지는 터키 안탈리아가 유럽을 찾는 팀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었다.

올해는 기류가 다시 바뀌었다. 최근 터키에 ‘테러주의보’가 발령된 탓이다. 현지 에이전시가 아무리 체류비용을 줄여주겠다고 읍소해도 대부분의 국내 구단들이 꺼리고 있다. 한때 대거 터키를 찾던 유럽 클럽들의 발걸음도 크게 줄었다.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스페인이 다시 국내 구단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말라가를 꾸준히 찾고 있는 수원삼성을 필두로 속속 스페인으로 향하고 있다.

올해는 클래식(1부리그)과 챌린지(2부리그)의 4개 구단이 스페인으로 떠난다. 수원을 포함해 울산현대, 대전 시티즌, 성남FC가 스페인에서 새 시즌을 준비한다. 특히 울산, 대전, 성남은 지중해 연안의 스페인 남부도시 무르시아에서 ‘한 지붕 세 가족’ 생활을 한다.

스페인은 훈련장, 숙소 등 각종 시설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연습경기 상대가 풍부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2016∼2017시즌 도중 짧은 겨울방학을 맞은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일부 서유럽 클럽들과 겨울 휴식기를 보내는 러시아 등 동유럽 클럽들이 스페인에 단기 훈련캠프를 차렸거나 곧 차릴 예정이다. 그 덕분에 일정은 조금씩 달라도 최적의 매치업이 대거 성사했다. 울산은 CSKA모스크바(러시아), 루가노(스위스), 카이저슬라우테른(독일) 등과 대결한다. 대전은 제니트(러시아), 린츠(오스트리아), 두들란주(룩셈부르크) 등과 차례로 맞붙는다.


박태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옌볜 푸더(중국)도 무르시아에서 훈련한다. 지난달 일찌감치 소집훈련을 시작한 옌볜은 4일부터 스페인에서 담금질을 시작했다. 창단 이후 첫 유럽전훈이라 선수들의 기대감이 컸다는 후문이다. 겐크(벨기에)를 비롯한 유럽 팀들과 몇 차례 실전도 예정돼 있다. 박 감독은 “넓은 곳에서 세상을 크게 바라보자는 의미에서 무르시아로 떠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페인과 인접한 포르투갈에서도 K리그 구단이 발도장을 찍는다. 광주FC가 16일 알가브로 향한다. 마인츠05(독일)와 연습경기에 이미 합의했고, 현지로 전훈을 온 클럽들이 공동 주최하는 친선국제대회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정조국(강원FC)의 빈 자리를 대신할 외국인선수 테스트도 병행할 방참이다.

K리그의 한 구단 관계자는 “비용이 생각보다 아주 높지는 않다. 가까운 일본도 검토했지만, 체류비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 결국 훌륭한 스파링 파트너가 많은 유럽으로 결정했다. 항공료는 비싸도 현지에서 들어가는 비용은 적다”고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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