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의존증’ 벗어난 롯데, 1승 이상의 의미

입력 2017-04-26 22: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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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초반 롯데는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으로 통했다. 시즌 첫 13경기에서 팀 타율 0.293, 21홈런을 기록하며 88득점을 뽑아냈다. 경기당 6.77득점의 엄청난 화력이었다. 팀도 9승4패로 순항했다. 그러나 16일부터 25일까지 8경기에선 팀 타율이 0.264로 떨어졌고, 홈런도 단 2개에 그쳤다. 이 기간에 경기당 득점은 2.75점(총 22점)에 불과했다. 이 기간에 팀 성적은 2승6패에 그쳤다. 트레이드마크와 같던 공격력이 살아나질 않으니 이길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26일 사직 한화전 8-2 승리는 의미가 컸다. 잠들어 있던 타선이 살아나서다. 이날 전까지 0.461(76타수35안타)의 고타율을 자랑한 이대호가 3타수 무안타(1득점)로 침묵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타자들이 골고루 터졌다. 나경민과 강민호, 김문호가 나란히 2안타씩 터트렸고, 최준석도 6회 6-2에서 8-2로 달아나는 적시타를 쳐내며 힘을 보탰다. 주자 없는 상황에서 쉴 새 없이 출루한 이대호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해 고전하던 이전 8경기와는 다른 패턴이었다. ‘이대호 의존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점도 이날의 수확 가운데 하나다.

롯데 나경민. 스포츠동아DB


이날의 타선 폭발이 시사하는 바가 큰 이유는 또 있다. 최근 마운드의 높이가 점점 올라가고 있어서다. 25~26일 한화와 2경기에서 롯데 마운드는 경기당 2점씩만 허용했다. 25일 대체선발 송승준, 26일 박진형이 각각 5.2이닝 1실점, 5이닝 2실점의 호투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키웠다. 롯데 조원우 감독이 “계산이 선다”고 만족스러워했던 계투진도 연일 호투를 선보이며 상대 타선을 막아냈다. 롯데 타선의 힘을 고려하면 서서히 투타의 톱니바퀴가 맞아가고 있다고 봐도 된다. 조 감독은 경기 후 “박진형이 선발로서 좋은 경기를 했다”며 “타선도 골고루 터졌고, 실점 없이 막아낸 계투진도 칭찬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직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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