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환이 보여준 홈런타자의 위용

입력 2017-05-2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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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무사 두산 김재환이 다시 앞서가는 우중월 솔로 홈런을 날리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야구의 꽃은 ‘홈런’이다. 극적인 순간 터지는 짜릿한 홈런 한 방이 경기 흐름을 단숨에 바꿀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구장인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과 LG는 홈런 부문에서는 타 팀에 비해 손해를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타선에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있고 없고는 큰 차이다.

실제 두산 김재환(29)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전에서 한 방의 힘을 보여줬다. 그는 이날 4번 좌익수로 선발출장해 1-1로 맞선 8회 바뀐 투수 정찬헌의 137㎞짜리 포크볼을 퍼올려 결승솔로홈런(시즌 7호)을 때려냈다. 맞자마자 ‘딱’소리가 날 정도로 잘 맞은 타구는 라인드라이브성으로 날아가 담장을 넘겼다. 이 1점으로 두산은 ‘서울라이벌’ LG를 2-1로 꺾고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김재환은 지난해 프로 입단 8년 만에 ‘홈런타자’로서 재능을 터트렸다.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를 제치고 4번 자리를 꿰차더니 무려 37홈런을 터트리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는 잠실을 홈으로 사용한 팀 역대 타자 중 최다홈런 3위 기록이었다. 1위는 1998년 타이론 우즈의 42개였고, 2위 역시 2000년 우즈가 세운 39홈런이었다. 역대 두산 토종타자 중에서는 최다였다. 이뿐만 아니다. 0.325의 고타율과 124타점을 올리면서 최고 타자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3할-30홈런-100타점’을 기록했다.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무사 두산 김재환이 다시 앞서가는 우중월 솔로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며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홈런을 칠 줄 아는 타자가 있다는 것은 상대팀 입장에서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배터리(투수+포수)도 홈런을 의식해 볼배합을 까다롭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 중요한 순간 자칫 홈런이라도 맞으면 승기를 완전히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LG 양상문 감독의 가장 큰 고민도 장타력이다.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는 홈런보다는 중장거리 타구를 만들어내는 타자고, 토종 타자들 중에서도 홈런타자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펀치력을 가진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뛰는 야구’를 주창하고 있지만 홈런타자가 가진 매력을 모를 리 없다.

이날 경기에서도 장타력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 양 팀은 라이벌답게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두산이 5회 1점을 냈지만 7회 LG가 동점을 만들며 엎치락뒤치락했다. 그러나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김재환의 홈런 한 방이었다. 그는 해결사답게 홈런타자의 위용을 한껏 과시하며 팀에 기분 좋은 승리를 안겼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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