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데뷔전부터 구름갤러리 몰고 다닌 최혜진

입력 2017-09-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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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 사진제공|KLPGA

한화 클래식 합계 6언더파 공동 5위 ‘성공적 데뷔’
프로 첫 상금 획득…“부모님 모시고 백화점 갈 것”


“프로 데뷔전 아닙니까. 직접 응원해주고 싶어서 먼 길 달려왔습니다.”

‘슈퍼 루키’의 샷 하나하나에 환호와 탄식이 오갔다. 호쾌한 스윙이 나올 때면 뜨거운 박수가 뒤따랐고, 아쉬운 보기라도 기록되면 곧바로 위로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겁 없는 신예의 프로 첫 나들이는 얘기가 참 많았다.

최혜진. 사진제공|KLPGA



● ‘챔피언 조’ 부럽지 않은 구름관중

최혜진(18·롯데)이 골프계 안팎의 관심 속에 프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8월 31일부터 9월 3일까지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 클래식을 통해 힘찬 첫 발을 내디뎠다. 자신을 둘러싼 부담감 때문인지 평소답지 않은 실수를 종종 했지만, 과감한 플레이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이번 대회는 최혜진의 출전 여부를 둘러싼 해프닝을 통해 흥행몰이를 시작했다. 올 시즌을 뜨겁게 달군 대형 신인이 참가할 수 있느냐에 이목이 집중됐다. 프로전환 일자(8월 24일)와 한화 클래식 등록기한(8월 14일)이 묘하게 맞물리면서 출전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일었다. KLPGA의 유권해석 끝에 프로 데뷔전 참가가 어렵사리 성사됐다. 인기를 증명하듯 최혜진 곁에는 다수의 갤러리들이 늘 함께 했다. 나이가 지긋한 중년의 골프팬들은 마치 친자식의 경기를 지켜보듯 두 손을 꼭 쥔 채 간절한 응원전을 펼쳤다. 18살 신예는 이따금 환한 미소를 날리며 갤러리들의 박수에 화답했다. 언니들의 플레이를 끝까지 기다린 뒤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선 막내다운 마음가짐까지 느낄 수 있었다.

최혜진. 사진제공|KLPGA



● 부담감 딛고 ‘6언더파’ 성공적 데뷔

최혜진은 대회 첫 날 1라운드 10번 홀(파4) 티샷으로 프로로서 첫 플레이에 나섰다. 홀 컵까지 거리는 대략 300m. 부담스러운 거리였지만, 드라이버를 꺼내들고 바로 온 그린을 노렸다. 아마추어 시절 선보였던 과감한 플레이가 떠오르는 장면. 비록 첫 번째 티샷의 결과는 벙커 행이었지만, 침착하게 위기를 벗어나고 버디를 잡아 산뜻하게 1라운드를 출발했다. 하이라이트는 대회 마지막 날이었다. 김지현(26·한화), 장하나(25·BC카드)와 함께 라운드에 나선 최혜진은 첫 번째 10번 홀에서 이글을 기록하며 활짝 웃었다. 이어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이날만 무려 7타를 줄여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 공동 5위로 프로 데뷔전을 마쳤다. 7언더파는 이번 대회 코스 레코드다.

경기 후 만난 최혜진은 “많은 분들께서 응원을 와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데뷔전인 만큼 정신은 조금 없었다. 이번 대회는 스스로에게 85점 정도를 주고 싶다”면서 밝게 웃으며 데뷔 소감을 전했다. 프로로서 받을 첫 상금에 대해선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내일 부모님을 모시고 백화점에 갈까 생각하고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최혜진은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9월 14일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격한다.

춘천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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