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타슈켄트] 리우 3총사, 오늘밤을 부탁해!

입력 2017-09-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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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리우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뭉쳤던 ‘신태용의 아이들’이 이번엔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특명 아래 다시 뭉쳤다. 손흥민과 황희찬, 권창훈(왼쪽부터)은 신태용 감독의 호출을 또 받고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밤 12시 운명의 우즈벡전…9회연속 월드컵 본선진출 특명

시리아 턱밑 추격 속 무조건 이겨야 하는 승부
리우올림픽 8강 주역들 “모든것 걸고 싸운다”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 황희찬(21·잘츠부르크), 권창훈(23·디종)에게는 공통분모가 있다. 23세 이하(U-23) 대표팀 일원으로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했다. 당시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이 현재 국가대표팀을 지휘하는 신태용(47) 감독이다.

2012런던올림픽에 이은 2회 연속 메달획득은 실패로 끝났으나 당시 한국축구의 당당한 도전은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특히 독일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펼쳐진 난타전은 대단했다. 3-3 무승부로 끝난 경기에서 황희찬∼손흥민이 릴레이 골을 성공시켰다. 손흥민이 피지와의 1차전에서 1골을 뽑았고 2골을 넣은 권창훈은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결승골을 성공시켜 한국의 8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리우 올림픽 당시 손흥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시간이 흘러 리우 올림픽 3총사의 힘이 필요한 때가 왔다. 무대는 더욱 커졌다. 월드컵 본선을 위한 외나무다리 경기다. 대표팀은 9월 5일(한국시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0차전을 펼친다.

9월 1일부터 현지 적응에 돌입해 모든 준비를 마쳤다. 올림픽 8강 세대 가운데 성인 대표팀에도 자리를 잡은 3총사는 현재 팀에서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누구보다 신태용 축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강점도 있다.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최종예선 9차전에도 나란히 선발 출격해 그라운드 구석구석을 누볐다. 황희찬과 손흥민은 부상 후유증으로 출전이 불투명했으나 스타팅으로 나서 이란의 단단한 수비벽을 뚫기 위해 노력했다. 손흥민과 권창훈은 추가시간까지 94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황희찬도 제 할일은 다 하고 후반 44분 이동국(38·전북현대)과 교체됐다.

리우 올림픽 당시 황희찬.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란이 후반 레드카드를 받아 유리했지만 유효 슛을 1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최종예선 내내 계속된 실점은 막아낸 반면 공격에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우즈베키스탄전은 이란전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실점 위험이 있더라도 득점 찬스를 계속 만들어야 한다. 턱밑까지 추격해온 시리아까지 따돌리려면 무조건 우즈베키스탄을 꺾어야 한다. 축구는 골을 얻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경기다. 해결사들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리우 3총사’의 책임감도 남다르다. 아직 신태용호에는 소위 황태자라고 부르는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불편한 흐름을 되돌리고, 자력으로 통산 10회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일궈낼 영웅이 절실하다.

리우 올림픽 당시 권창훈.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타슈켄트 현지 훈련 분위기도 좋다. 급한 마음에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칠 상대의 공격을 잘 차단하면 이란전 때보다 훨씬 기회가 많이 열릴 전망이다. 투쟁심만 놓고 보자면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은 비교조차 하기 어렵다. 주요 국제무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자주 붙어봤던 이근호(32·강원FC)의 표현대로 우즈베키스탄은 온순한 팀이다. 이런 경기는 열정이 중요하다.

황희찬은 “이란전을 아쉽게 비기고 난 뒤 안타까워서 제대로 잠도 자지 못했다. 노력과 결과가 항상 비례할 수 없지만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모든 것을 걸고 싸워 최상의 시나리오를 연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축구의 명운이 걸린 오늘 밤. ‘리우 3총사’의 활약이 절실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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