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제 다시 좁아진 스트라이크존은 더 이상 논란거리도 아닌 것 같다. 2010년에도 올해와 똑 같았다. 시즌 초반 넓어졌다가 서서히 원래 크기로 작아졌다.” 한 베테랑 타자의 말이다.
2017년 포스트시즌 시작이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 프로야구 현장에서는 스트라이크 존이 시간을 거듭할수록 시즌 초에 비해 굉장히 좁아졌다고 공통적으로 말한다.
사실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2010년 KBO리그는 많은 논란 속에 스트라이크존을 양쪽으로 3.5㎝씩 확대했다. 심판들은 확대된 존 적용에 애를 썼지만 2010년 시즌 초와 그해 포스트시즌의 스트라이크존은 완전히 달랐다. KBO는 이후 아무도 지키지 않는 이 규정을 바꾸지 않았다. 오히려 당시 도입초기였던 투구추적 시스템이 전 구장으로 확대됐고 스트라이크 판정은 더 엄격해졌다.
사라진 7㎝의 존은 2017년 다시 부활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예선에서 국가대표 타자들은 양 쪽 코너를 파고드는 공에 연거푸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투수들도 정교한 투구를 하지 못했다. 여론이 들끓었다. 김풍기 심판위원장은 “규정대로 더 정확하게 판정하겠다”며 사실상 존 확대를 선언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을 앞둔 9월 중순 존의 크기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현장 반응이다. 일부 “존의 크기가 합리적으로 조정되는 과정이다”는 소수의견도 있다.
스트라이크존의 영향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경기 시간은 다시 늘어났고 대량 득점이 쏟아지는 경기가 부쩍 늘었다. kt는 시즌 초 20경기를 평균 2시간56분으로 마쳤다. 그러나 후반기 47게임 평균 시간은 3시간 21분이다. 넥센은 3시간1분에 첫 20경기를 끝냈지만 후반기 49게임은 3시간 19분이다.
더 이상 단기적인 그리고 엄격하지 않은 스트라이크존 조정은 극심한 타고투저와 경기시간 단축에 큰 효과를 보여주지 못함이 입증됐다.
이제 어떤 방법을 고민해야 할까. 경기시간 증가와 타고투저는 서서히 끓어오르는 물처럼 즉각 체감은 되지 않아도 리그 경쟁력에 큰 해악이다.
LG 양상문 감독은 마운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고 수차례 주장해왔다. 이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의제다. KBO는 2007년 투고타저 완화와 국제대회 경쟁력 향상을 위해 마운드 높이를 13인치에서 10인치로 낮췄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야구의 전통과 기록의 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면 건강한 리그를 위해 탄력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 마운드 높이 조절은 투수의 패스트볼과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의 위력을 단시간에 끌어올릴 수 있다. 국제대회 룰이 10인치라는 점은 분명 큰 걸림돌이다. 그러나 아시안게임과 WBC, 올림픽의 공인구는 KBO와 다르다. 투수에게 마운드 높이 이상 공인구는 큰 변수지만 잘 적응해왔다. 타고투저와 경기시간 증가는 10구단 체제로 리그의 확장이 결정됐을 때 이미 예상된 문제였다. 이제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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