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가을야구 성적에 FA 전원잔류 연동된다

입력 2017-09-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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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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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이 없는 한, 롯데의 가을야구는 확정적이다. 2012시즌 이후 5년 만에 찾아온 기대감에 부산 바닥민심이 들썩인다. 지난 4년, 롯데의 가을은 우울했다. 안 좋은 일에 휘말렸거나 감독 교체로 어수선했다.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다. 야구판 만큼 성적에 민감한 곳도 없다.

롯데가 하위권을 전전할 때만 해도 조원우 감독의 레임덕을 부채질하는 말들이 꼬리를 물었다. 그러나 상황이 반전되자, 이제 롯데 안팎에 도는 말의 질(質)이 달라졌다. “신동빈 회장의 주도 하에 롯데그룹 차원에서 야구단을 챙기겠다”는 얘기가 그것이다.



● “FA 모두 잡는다”

2017시즌 후 롯데에는 프리에이전트(FA)가 쏟아진다. 포수 강민호(32)와 지명타자 최준석(34)이 각각 개인 두 번째 FA를 앞두고 있다. 외야수 손아섭(29)도 굵직한 FA다. 이 외에도 문규현, 이우민, 이명우 등이 있다. 그리고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접고 돌아온 3루수 황재균(30)까지 범(凡) 롯데선수에 속한다.

야구계에서는 롯데의 그동안 투자 규모를 고려할 때, 이들을 모두 잡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짙었다. 그러나 롯데는 조원우 감독 취임 뒤 송승준(4년 40억) 손승락(4년 60억) 윤길현(4년 36억) 이대호(4년 150억) 등의 대형 FA계약을 체결했다. 사실 이 시점부터 그룹 차원에서의 의지가 컸다고 볼 수 있다. 롯데 사정에 밝은 야구계 관계자는 14일 “롯데의 시즌 성적이 올라갈수록 그룹의 투자 규모가 커질 것이다. ‘FA를 다 잡을 수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 팀 내 선수들을 다 잔류시키기 위한 내부방침을 굳혔다는 말이다. 또 다른 소식통도 “롯데가 기존의 구단 이미지를 완전히 바꿀 수 ‘거액’ 베팅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 출신인 황재균까지 포함해 최대한 잔류 시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다. 시즌 최종 성적이 좋을수록 베팅 금액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실적으로 강민호 최준석 손아섭 황재균의 예상 몸값만 합치면 시세를 생각할 때 총액 300억 원에 근접할 수 있다. 롯데가 이 규모를 감당할 의사가 있다는 정황은 올시즌 성적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년 시즌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롯데 강민호-최준석-손아섭-전 롯데 황재균(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롯데 강민호-최준석-손아섭-전 롯데 황재균(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롯데, 부산정서에 어떻게 응답할까

2017시즌 후반기 롯데의 반전 드라마를 통해 부산 팬들이 결집하면 그 흥행 파괴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새삼 목격했다. 게다가 부산은 현 정부의 핵심 지역기반이다. 롯데그룹 차원에서 야구를 소홀히 할 수 없는 환경이다.

롯데가 야구를 못 했을 때에는 차기 감독을 둘러싼 비생산적 루머가 파다했다. 롯데 야구단의 의중과 무관하게 퍼졌다. 그러나 롯데의 가을야구가 현실화되자 이제 조 감독 체제에서의 투자 확대로 이슈가 교체됐다. 이런 분위기 전환만으로도 롯데 야구의 미래는 희망적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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