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의 기둥 김주성, 팀 위해 ‘소방수’로 나선다

입력 2017-09-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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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동부 김주성은 일본에서 한창인 팀의 전지훈련에서 알찬 선수생활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다. 베테랑으로서 제몫은 물론이고 후배들의 성장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나고야(일본)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 프로농구 일본 전훈캠프에 가다 ⑦ 원주 동부

매 경기 승부처 출전 중책…맞춤 훈련
일본팀과 두 차례 연습경기 높은 공헌
김주성 “내게 주어진 역할에 집중할것”


원주 동부의 포워드 김주성(38·205cm)은 일본 나고야에서 진행 중인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후반을 책임지고 있다. 1·2쿼터는 아예 벤치에서 쉰다. 이 때문에 하프타임에 몸을 한 번 더 푼다. 그는 감독의 지시에 따라 승부처나 고비에서 팀을 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동부 이상범(48) 감독은 팀 지휘봉을 잡은 직후 김주성과 따로 미팅을 했다. “시즌이 개막하면 매 경기 승부처에 출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김주성은 비 시즌 연습경기에서 감독의 지시에 맞춰 몸을 적응시키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체력과 스피드는 전성기에 비해 많이 떨어졌지만 승부처에서 그만한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는 팀 사정상 중책을 맡았다. 국내무대 뿐 아니라 각종 국제대회에서 그만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선수는 KBL리그 내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전지훈련 초반까지는 그가 경기 후반에 확실히 무게감을 보여주면서 팀도 2연승을 했다. 9월 15일 일본 B리그 사가 레이크 스타즈전, 16일 산엔 네오 피닉스전에서 모두 3·4쿼터에만 약 15분간을 뛰었다. 개인기록은 눈에 띄지 않았지만 공수에서 모두 팀에 보탬이 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사가 레이크 스타즈전에서는 블로킹 등 수비에서, 산엔 네오 피닉스전에서는 동료들의 득점을 이끌어내는 패스 등 공격 공헌도가 높았다.

하지만 김주성이 몸이 썩 좋지 않아 결장했던 17일 미쓰비시와의 경기는 달랐다. 동부는 후반 막판 맹추격을 하고도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김주성이 빠진 상황에서는 고비를 넘길만한 힘이 부족했다.

김주성은 “감독님이 원하는 시간에 맞게 뛸 수 있도록 훈련을 해왔다. 비 시즌 준비도 잘 했다. 감독님이 배려를 해주셔서 훈련을 잘 따라할 수 있었다. 조금 더 몸을 만들어야 하지만 지금까지 과정은 좋다. 일단 팀이 잘 될 수 있도록 내게 주어진 역할에 집중하려 한다. 사실 내가 잘하는 것보다 우리 팀의 체력이 좋고, 좋은 내용의 경기를 할 수 있다면 더 좋겠다. 후배들을 위해 내가 도울 수 있는 건 돕겠다”면서 웃었다.

김주성은 15년 이상 동부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세월은 무심하게 흘렀다. 이제 동부는 김주성의 그늘에서 벗어나려 한다. 이 감독 부임과 함께 팀은 리빌딩에 돌입했다. 그도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2017∼2018시즌은 후배들이 더 성장하는 시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김주성은 “후배들이 준비를 잘 했다.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이번 한 시즌을 어떤 방식으로든 선수들이 경험하면 분명히 1년 뒤 더 성장하게 된다. 고비에서 내가 도와줄 수도 있겠지만 팀의 먼 미래를 위해서라도 후배들 개개인이 책임감을 갖고 직접 해봐야 한다. 그래야 동부가 다시 강호가 될 수 있다”며 팀을 향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나고야(일본)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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