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KIA와 두산이 마침내 어깨를 나란히 했다. 좁힐 수 없을 것만 같던 간격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심리적으로는 오히려 KIA가 쫓기는 형국이 됐다. 부담이 훨씬 커졌다. 반대로 두산은 여전히 ‘밑져도 본전’이다.
과거에도 두산과 KIA는 올해와 같은 ‘역대급’ 막판 레이스를 펼친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모두 두산이 웃었다. 1995년과 1998년이다. 두산은 OB, KIA는 해태로 불리던 시절이다. 1995년에는 OB가 해태를 발판 삼아 LG와의 치열한 1위 경쟁에서 승리했고, 1998년에는 OB가 해태를 5위로 끌어내리고 준플레이오프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먼저 1995년. 그 해 추석연휴의 마지막 날이었던 9월 10일 광주에서 OB는 해태를 10-9로 꺾고 50일 만에 LG를 2위로 끌어내리며 1게임차 선두로 올라섰다. 9월 8~10일 사흘간 더블헤더를 포함한 해태와의 4연전을 싹쓸이한 덕분이다. 불과 보름 전까지만 해도 LG와 OB의 격차는 무려 6경기였다. 그러나 호랑이 굴로 들어가 보약(4승)을 먹은 OB(74승5무47패)가 결국 LG(74승4무48패)를 0.5게임차로 제치고 극적으로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했다. OB는 여세를 몰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달성했다.

1998년 해태와 OB의 경기장면. 사진|MBC 캡쳐
1998년에도 시즌 막판인 추석 연휴 두 팀의 희비가 갈렸다. 이번에도 장소는 광주였다. 시즌 최종전으로 남겨진 2연전을 앞두고 4위 해태는 1무1패만 거둬도 4강이 확정되는 반면 5위 OB는 2연승을 올려야 했다. 두 팀의 간격은 1게임차였다. 뚝심의 OB는 10월 3~4일 2연전에서 해태에 각각 3-2, 11-5 승리를 챙겼다. 결국 OB가 61승3무62패, 해태가 61승1무64패가 돼 4·5위 순위 역전이 이뤄졌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던 옛말을 곰은 몸소 증명했다.
올해는 과연 어떤 결말을 낳을까. 무승부가 끼어있어 오히려 두산이 유리해진 상황에서 두 팀의 살얼음판 경쟁이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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