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시리즈가 시작되기 전, 두산의 마운드전력을 총괄해온 한용덕 수석(현 한화 감독)을 포함해 핵심 코칭스태프의 한화행 소문은 이미 파다했다. 김 단장은 “우리 코치가 감독이 되신 건 축하하고 기쁜 일이다. 다만 서로 말은 못하고 얼마나 불편했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두산은 단기전에서 더 강한 전력을 보여줬던 예년과 조금 달랐다. 어수선함 속에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자주 실수를 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우승 한 뒤 올해 처음으로 패배를 당한 김태형 감독에게 시리즈 종료 뒤 어수선했던 부분을 직접적으로 물었다. 김 감독은 웃으며 “어쩔 수 없는 부분 아닐까. 그런 부분도 있었지만 다 감독이 잘 이끌고 가야 했던 부분이다”고 말했다.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고 그 어떤 점도 회피하거나 떠넘기고자 하는 생각이 조금도 없다는 것이 느껴졌다.
두산은 주축 전력의 부상 속에 전반기를 6위로 마쳤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그 사이 1.5군 전력을 집중 육성시켰고 후반기 7할 승률로 2위로 시즌을 마쳤다. 우승컵은 갖지 못했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를 올린 한해다.
김 감독은 “솔직히 선수들에게 한 없이 고마울 뿐이다. 개인적으로 몸도 안 좋고 어려운 순간이 많았는데 잘 이겨내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다.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했다.
두산은 수석코치 등 큰 규모의 코칭스태프 개편을 앞두고 있다. 김 감독은 올해 KS를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고 했다. 새로운 출발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