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선동열 감독의 투수운영, 전술보다 기세다

입력 2017-11-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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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 선동열 감독. 스포츠동아DB

한국 야구대표팀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16일 일본, 17일 대만과 붙는다. 1승만 해도 결승에 나갈 수 있다. 전술적으로 따지면 17일 대만전에 총력전을 펴는 쪽이 합리적이다. 그래야 결승전(19일)에 나가 결승행이 유력한 홈팀 일본과 재대결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표팀 선동열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선 감독은 6일 고척돔에서 진행된 훈련에 앞서 “첫 경기 일본전에 가장 좋은 투수들이 나간다”고 선언했다. ‘첫 경기부터 이겨야 그 다음이 있다’는 셈법이다. 한일전에서 쉽게 밀릴 수 없다는 선 감독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대표팀은 8일, 10일(이상 넥센전), 12일(경찰청전)과 평가전을 치른다. 선 감독은 8일 박세웅(롯데), 10일 임기영(KIA)과 장현식(NC)의 ‘1+1 선발’, 12일 김대현(LG)의 선발등판을 시사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투수들의 상대가 넥센과 경찰청 타자들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팀 타자들을 상대로 공을 던질 수 있다. 선 감독은 “우리 타자들이 강속구를 접해봐야 한다. 아무래도 넥센과 경찰청의 투수들에 비해 우리 투수들 쪽에 그런 공을 던질 자원이 많다. 상대 팀에 양해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로 넘어가기 전, 평가전에서 엔트리 12명 투수를 최대한 시험하고픈 선 감독의 의중이 담겨있다. 따라서 평가전에 대표팀 투수가 넥센과 경찰청 수비 때에도 던질 수 있다. 즉, 두 팀 투수가 모두 대표팀 멤버로 채워질 수 있다. 박세웅 등 선발투수들이 대표팀 타자들을 상대로 공을 던질 수도 있다.

선 감독은 “단기전은 선발이 긴 이닝을 던질 필요가 없더라도 처음 나오는 투수가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선발 인선이 APBC 대표팀의 첫 번째 숙제다.

평가전에서 구위를 가늠한 뒤, 선 감독은 선발 순서를 정할 것이다. 마무리 역시 마찬가지다. 김윤동(KIA) 등 후보가 있지만 실제 던지는 것을 보고 낙점할 방침이다.

고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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