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반전 해법, 가스파리니에게 팀을 맞추다

입력 2017-11-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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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 경기에서 대한항공 가스파리니가 공격 득점에 성공한 후 환호하고 있다. 계양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고공비행을 위한 대한항공의 ‘엔진’이 가열되고 있다. 마침내 박기원 감독이 그토록 고대하던 연승 흐름을 탔다.

대한항공은 28일 홈 코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현대캐피탈전에서 세트스코어 3-2(25-20 17-25 24-26 25-22 15-12)로 승리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2연승으로 6승6패가 됐다. 승점 18이 되어 2위 현대캐피탈(승점 19)에 1점 차로 접근했다.

우승후보 명성에 걸맞지 않은 침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던 대한항공을 살린 것은 외국인 라이트 가스파리니의 ‘서브 폭탄’이었다. 1세트를 따낸 뒤, 연거푸 2~3세트를 잃어 패색이 짙었다. 특히 3세트는 듀스 접전 끝에 24-26으로 뺏겨 분위기가 넘어간 듯했다.

4세트마저 초반 4점 차 이하로 밀렸다. 여기서 흐름을 반전시킨 동력이 가스파리니의 서브에서 나왔다. 가스파리니는 4세트에서만 서브 에이스로 5점을 올렸다. 대한항공이 가스파리니의 서브 때 얻은 점수는 그 이상이었다. 4세트를 끝내는 연속 서브 득점은 압권이었다.

2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 경기에서 대한항공 가스파리니가 서브 득점에 성공한 후 환호하고 있다. 계양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5세트에서도 가스파리니는 해결사였다. 박 감독은 이날 주전 세터로 황승빈을 기용했다. 한선수를 넣지 않았다. 거의 순전히 가스파리니와의 호흡을 고려한 포석이었다. 황승빈은 현대캐피탈 블로킹을 따돌리는 기교를 부리지 않았다. 현대캐피탈 센터 신영석에게 무려 9개의 블로킹 점수를 내줬다.

그러나 황승빈의 우직한 토스는 결국 힘으로 고비를 돌파했다. 박 감독은 당분간 황승빈에게 주전 세터 자리를 맡길 방침을 선언했다. V리그 최고 연봉선수인 한선수를 웜업존에 두는 것이 부담임에도 일단은 승리가 필요하다는 절박함이다. 원래 한선수는 빠른 토스로 가스파리니에게 스파이크를 배달하는 준비를 했는데 이것이 엉클어졌다. 다시 한선수가 가스파리니와 원래의 토스 스피드로 회귀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게 됐다.

이 공백의 시간을 황승빈이 우리카드전에 이어 현대캐피탈을 맞아서도 가스파리니를 극대화시켜 연승에 기여했다. 박 감독은 “세터는 둘인데 외국인선수는 한 명이다. 외국인선수한테 팀이 맞춰야 될 상황”이라고 했는데 적중했다. 가스파리니는 공격성공률 49.15%로 36득점을 올렸다.

계양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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