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알렉산더 겜린의 촌철살인 한마디

입력 2018-01-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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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피겨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겸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2018’이 7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렸다. 아이스댄싱 알렉산더 겜린과 민유라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목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알렉산더 겜린(25)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댄스 종목 출전을 확정한 귀화선수다. 7일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대표 최종선발전 겸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8’ 마지막 날 파트너 민유라(23)와 함께 연기를 선보인 뒤 취재진과 만나 올림픽에 도전하는 각오를 전했다.

미국 태생의 겜린은 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한국 귀화를 택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이제는 개량한복을 입고 ‘아리랑’에 맞춰 연기하는 것도 익숙하다. 한복이 불편하진 않냐는 질문에도 “정말 멋진 옷이고, 우리의 스타일에 맞게 만들어서 불편함은 전혀 없다. 진짜 한복을 입고 연기할 수는 없지 않냐”고 농담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평창올림픽에 나서는 겜린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특히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인 ‘아리랑’에 대해 언급할 때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평창올림픽 아이스댄스 종목에 출전하는 24개팀 가운데 20개팀만 프리스케이팅에 나설 수 있는데, 아리랑에 맞춰 연기하기 위해선 반드시 쇼트프로그램을 통과해야 한다. 푸른 눈의 한국인이 한복을 입고 아리랑에 맞춰 연기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관심을 모을 만하다. 그는 “아리랑이라는 곡의 역사를 잘 알고 있다. 아름다운 곡이다. 그 전통을 살릴 수 있도록 연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민유라도 “우리는 한국 사람이다. ‘아리랑’ 연기를 마치기 15초 전쯤에는 눈물이 나기도 한다”고 남다른 감정을 드러냈다.

한국 귀화 전 겜린의 아이스댄스 파트너는 여동생 대니얼이었다. 겜린으로선 올림픽 무대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여동생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터. 이 질문에 겜린은 “아쉽지만 동생은 평창에 오지 않는다”며 “비싸기 때문(Because It‘s expensive)”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농담조로 던진 말이었지만, 여전히 비싼 숙식비와 티켓 가격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강원도 지역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한마디였다. 그냥 흘려들을 수만은 없었던 촌철살인이었다.

목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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