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라이벌 열전] 임효준 VS 빅토르 안

입력 2018-01-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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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쇼트트랙 대표 임효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포츠에서 ‘라이벌’이란 종목을 막론하고 항상 거론되는 단어다. 독보적인 존재가 홀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누군가는 쫓기고, 또 다른 누군가는 쫓으면서 서로의 페이스메이커(Pace maker) 역할을 한다. 라이벌이란 가장 격렬하게 경쟁을 하는 상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까지 끌어 올리는 동반자이기도 하다.

쇼트트랙은 동계올림픽에서 오랜 세월 한국대표팀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었다. 우리나라는 역대동계올림픽에서 총 53개의 메달을 획득했는데, 이 중 무려 42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메달 획득이 가장 유력한 종목이다.

다만 넘어야 할 큰 산들이 많다. 특히 남자부에서는 금빛 질주를 위해 이제는 적이 된 대선배 한명을 뛰어넘어야 한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 임효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차세대 에이스’ 임효준, 대표팀 명예회복 선두주자

임효준(22·한국체대)은 남자대표팀의 소치올림픽 ‘노메달’ 굴욕을 씻어줄 선수로 가장 각광받는 자원이다.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차 쇼트트랙 월드컵 대회에서 남자 10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차세대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한국 쇼트트랙 계보를 따라 장거리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이는 선수다.

공교롭게도 남자 쇼트트랙은 1500m 결승이 올림픽 개막 다음 날인 10일에 열린다. 우리나라의 첫 금메달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이미 팬들과 미디어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임효준은 10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1500m를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쇼트트랙은 흐름을 잘 타야 한다. 1500m만 잘 풀리면 나머지 종목도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며 첫 출전 종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빅토르 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태극기에서 오륜기까지’ 빅토르 안의 세 번째 올림픽

임효준의 강력한 라이벌로는 러시아의 빅토르 안(33·한국명 안현수)을 꼽을 수 있다. 소치올림픽에서 3관왕(500m·1000m·5000m 계주)을 차지하면서 국가 영웅으로 떠오른 그가 사연 많은 나라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에도 출전한다. 벌써 개인 세 번째 올림픽이다.

과거 한국대표팀의 대들보였던 그에게 이번 올림픽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러시아 국가대표로 참가해야 하는데, 설상가상 러시아의 약물파동으로 인해 그 자격마저 갖출 수 없게 됐다. 결국 빅토르 안은 러시아 국기 대신 오륜기를 가슴에 새기고 평창으로 향한다.

빅토르 안은 특유의 폭발력 있는 질주로 단거리에서도 눈부신 기량을 자랑한다. 장거리 역시 이제까지의 풍부한 경험으로 무장돼 있다. 한국대표팀이 전 종목에서 순항하려면 가장 먼저 넘어서야 할 산임에 틀림없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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