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부활시켜주겠다” 홍정호 마음 연 최강희 감독

입력 2018-01-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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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 센터백 홍정호가 전북 현대에서 새 출발을 한다. 힘찬 재기를 꿈꾸는 홍정호의 합류로 전북은 한층 두터운 수비라인을 보유하게 됐다. 더불어 친형 홍정남과의 동반출격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제공 | 전북 현대

■ 홍정호, 전북 현대 1년 임대 ‘막전막후’

최 감독, 지난해 말 직접 만나서 설득
홍정호 “리그·ACL 동반 우승 도울것”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챔피언 전북 현대가 국가대표 중앙수비수 홍정호(29·장쑤 쑤닝)를 임대 영입했다. 전북은 14일 “홍정호를 1년 임대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전북의 겨울 선수이적시장 행보는 조용하면서도 알차다.

아마추어 최대어 송범근(21), 지난시즌 클래식 도움왕 출신의 ‘다용도 미드필더’ 손준호(26)를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려온 데 이어 홍정호까지 품에 안으면서 전력을 극대화시켰다. 두텁고 튼튼한 허리진에 더해 홍정호가 가세한 수비라인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김진수(26)∼최철순(31)이 좌우 풀백을 책임지고 김민재(22)가 버티는 센터백 진용에 홍정호가 합류하면 국가대표 포백 진용이 완성된다. 새 시즌 최대 목표로 2006∼2016년에 이은 통산 3번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제패를 염두에 둔 전북으로서는 뒷문 강화가 화력 극대화 못지않게 중요했다.

지난시즌 클래식 우승을 확정한 뒤 전북은 일찌감치 전력보강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초부터 눈독을 들여온 브라질 공격수 티아고(26·알 힐랄), 손준호∼홍정호 동반 영입은 그 중에서도 핵심이었다.

전북 최강희(59) 감독은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즈음해 홍정호와 서울 모처에서 직접 만났다. 새해 들어 한층 타이트해진 외국인선수 쿼터를 정리하려던 장쑤에서 “잠시 떠나도 좋다”는 긍정적인 답신을 받은 터였다.

차 한 잔을 놓고 마주한 이 자리에서 최 감독은 냉정한 현실을 따끔하게 짚어준 뒤 따스한 격려로 제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 감독은 주변 문제가 복잡하지만 꼭 필요하다 싶은 선수가 있으면 직접 대면해 상황을 풀어왔다.

“네(홍정호) 나이도 적지 않다.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해선 안 된다. 뛰어야 산다. 물질이 줄 수 없는 가치를 전북에서는 얻을 수 있다. 네가 30대 중반만 됐더라면 부르지 않았을 거다. 프로는 돈이 말해주니까. 그러나 그렇게 안주하기에는 너무 젊다. 1년 뒤 네가 떠나든지, 남든지 꼭 부활시키겠다.”

최 감독은 이동국(39), 김상식(42 ·현 전북 코치) 등 한 때 다른 팀에서 퇴물취급을 받으며 애물단지로 전락한 베테랑들을 부활시켜 ‘재활공장장’이라는 닉네임으로 통한다. 믿음직스러운 스승의 말에 홍정호도 금세 마음을 열었다. “전북에 가고 싶다”고 화답했다.

문제는 300만 유로(약 39억원)에 달한 연봉. K리그 최고의 큰 손 전북이지만 이를 감당할 수 없었다. 선수의 양보가 필요했다. 협상은 길지 않았다. 전북 유니폼을 입는 데 동의한 터라 많이 고민하지도 않았다.

“전북에 입단해 영광스럽다. 클래식과 챔피언스리그 동반우승을 이루도록 모든 걸 쏟아 붓겠다”고 각오를 다진 홍정호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 중인 동계전지훈련 캠프에 곧바로 합류해 몸만들기에 나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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