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득표 1위’ 현대캐피탈 신영석에게 문성민이란?

입력 2018-01-17 18:0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현대캐피탈 신영석. 사진제공|KOVO

현대캐피탈 센터 신영석(32)은 어쩌면 ‘샬리에르’였다. 신영석이 아무리 잘해도 현대캐피탈의 ‘모짜르트’는 문성민(32)일 때가 많았다. 문성민은 득점에서 유리한 라이트이자 캡틴이었다. 또 한눈에 호감을 주는 외모를 타고 났다.

신영석이 1인자에 집착해 문성민을 암묵적 라이벌로 의식했다면 자칫 팀 분위기가 미묘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신영석은 철저히 조력자의 길을 택했다. 그랬더니 뜻밖에 배구가 더욱 잘 됐다. 2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17~2018 V리그’ 올스타 투표 1위까지 됐다.
신영석은 17일 “센터가 올스타 투표 1위를 했다는 사실은 의미 깊은데 내가 될 줄은 전혀 몰랐다. 더 조심하고 겸손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인기와 실력에서 문성민을 넘어섰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신영석은 “문성민이라는 선수가 있어서 (팀과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문성민을 보면 부럽기보다 (같은 팀이라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문성민. 스포츠동아DB


동갑이지만 라이벌을 운운하기 전에 코트 밖 리더십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신영석은 고백했다. “문성민이 앞장서서 후배들을 이끄는 것을 보면 대리만족 같은 감정을 느낀다. 선배로서 해야 할 일은 (문)성민이가 나 대신 많이 해주는 것 같아 미안하다. 어쩔 때는 형 같기도 하고, 주장으로서도 든든하다. 배구 이외의 얘기를 할 때에는 친구 같은 존재”라고 고마움과 친밀함을 표시했다.

현대캐피탈에서 배구를 하는 시간, 신영석의 마인드도 조금씩 변했다. “블로킹 득점보다 유효블로킹이 좋다. 그러면 날개 공격수가 1점을 낼 수 있어서 팀 전체에 효과가 번진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있었는데 현대캐피탈에서 팀의 가치란 것을 많이 알게 됐다. 개인기록에 당장 보탬이 안 되어도 팀을 위하면 내가 얻는 것이 더 많아지더라”고 웃었다.

신영석은 V리그 독보적 원톱 센터로 통한다. 블로킹과 속공 능력은 최강이고, 서브와 리시브까지 안 되는 것이 없는 만능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내면적으로도 완성형에 접근하고 있다.

천안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