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천국] 박승희와 요리엔의 하이브리드

입력 2018-01-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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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 박승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 박승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4년 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에 오르며 금메달 2개를 목에 건 박승희(26·스포츠토토)의 어머니 이옥경(52)씨는 기자에게 함박웃음을 지으며 “만화가 현실이 됐다”고 추억했다. 이옥경 씨는 피겨 만화 마니아 출신으로 삼남매가 성장하자 모두 피겨 스케이트를 사줬다. 이옥경 씨는 링크를 찾을 때 마다 삼남매에게 당연히 현란한 점프와 턴, 회전을 기대했다. 그러나 엄마의 바람과는 달리 삼남매는 링크 안쪽에서 연기가 아닌 바깥쪽에서 ‘뺑뺑’ 돌았다. 엄마의 꿈과는 달랐지만 삼남매는 빙판 위에서 땀을 쏟으며 모두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태극 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특히 둘째 딸 박승희는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상대의 반칙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레이스로 동메달을 수상했고, 이어 3000m 계주와 1000m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따냈다. 이옥경씨는 박승희의 언니 박승주, 남동생 박세영까지 삼남매를 모두 국가대표로 키웠다. 올해 평창동계올림픽은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박승희는 최근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자력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 동계올림픽 빙상 역사상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두 종목에서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는 박승희가 최초다.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은 같은 빙상 종목이지만 성격과 경기 색깔은 전혀 다르다. 박승희는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요리엔 테르모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요리엔 테르모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4년 전 소치에서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의 경계는 자유를 얻었다. 네덜란드 여자 대표 요리엔 테르모르스(29)는 쇼트트랙 500m,1000m,1500m,3000m 계주에 모두 출전했다. 동시에 스피드스케이팅 1500m와 팀 추월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같은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 함께 도전한 ‘유일무이’한 선수가 요리엔 테르모르스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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