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듀브론트·두산 린드블럼의 같은 목적 다른 출발

입력 2018-03-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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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듀브론트-두산 린드블럼(오른쪽).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두산 베어스

베일 속의 듀브론트가 공개됐다. 롯데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참가중인 듀브론트는 1일 삼성과의 평가전에 등판했다. 1이닝 동안 딱 공 10개만 던졌다. 짧았지만 임팩트는 강렬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6km를 찍었다. 직구의 커맨드를 잡는데 주력했다. 변화구는 커브만 던졌다. 1이닝 3자 범퇴로 첫 실전 등판을 마쳤다.

롯데는 린드블럼과의 재계약 불발을 감수하면서까지 선택한 듀브론트다. 듀브론트는 메이저리그 통산 31승 경력을 지닌 투수다. 보스턴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이기도 했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 경력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롯데는 아직까지 듀브론트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는데 조심스럽다. 2017시즌의 야심작이었던 마켈이 시즌 개막도 오기 전, 적응 문제로 퇴출됐던 과거를 잊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첫 인상은 나쁘지 않다. 잘만 되면 듀브론트가 ‘왼손 헥터(KIA)’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좌완인 듀브론트는 헥터와 유사한 커맨드를 보유하고 있고, 이닝이터의 잠재력을 품고 있다.

롯데는 이닝이터 능력이 검증된 린드블럼과 결별했다. 결국 린드블럼 이상의 무언가를 듀브론트에게서 구한다는 뜻이다.

롯데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린드블럼은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 있다. 지난달 27일 일본프로야구 세이부와의 평가전에 등판해 1이닝 5안타 3실점했다.

스프링캠프 평가전 결과만 보자면, 듀브론트의 우세다. 그러나 시즌은 길고, 아직 오지 않았다. 린드블럼은 검증된 투수다. 지금은 KBO리그 시즌에 맞춰 구질을 테스트하는 단계이지 전력피칭을 할 필연성이 없다. 시작부터 강한 인상이 필요한 듀브론트와 다르다.

두 투수가 진짜 ‘링’에 오를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았다. 롯데와 두산 중 어디의 선택이 타당했는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다만 두 팀은 ‘현 시점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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