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청춘을 만나다] 보은상무 권하늘 “전우애로 똘똘…여군의 힘 보여줄 것”

입력 2018-03-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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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상무 권하늘

선수들 전원 부사관 임관…현역 여군
“바위처럼 단단하고 끈끈한 축구 기대”

1994년의 서정원, 1998년의 최용수와 최성용, 2010년의 김정우, 그리고 2014년의 이근호. 이들은 모두 군인 신분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누볐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 2015년의 권하늘이 자신의 이름을 더했다. 권하늘은 2015 FIFA 여자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치른 4경기에 모두 출장하며 여자축구 사상 첫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월드컵이 끝난 뒤 열린 동아시안컵에서는 여성 최초로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을 달성하며 또 한 번 여자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권하늘이 소속된 보은상무 여자축구단은 코칭스태프를 제외한 선수단 전원이 부사관 교육을 수료하고 정식 임관한 현역 여군들로 이루어져 있다. 창단 초기에는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2016년부터는 드래프트 대신 지원자들 중에서 신인 선수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낮은 연봉과 은퇴 이후의 불확실성 등 저변이 열악한 한국 여자축구에서 상무는 여러 메리트를 갖고 있다. 우선 장기복무에 합격하면 선수가 은퇴하더라도 군인으로서 최소 53세까지 정년이 보장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

권하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복무 중에는 피복과 숙소가 모두 제공되고 전역 이후에는 군인연금제도의 혜택을 받는다. 세계군인체육대회와 같은 국제대회 출전 기회와 여기서 입상할 경우 받게 되는 체육연금 혜택은 보너스다.

군팀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딱딱하리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권하늘은 “상무는 가족 같은 팀”임을 강조했다. 선수들을 큰언니처럼 챙기는 이미연 감독의 리더십 아래 모두가 전우애로 똘똘 뭉쳐 있다.

그래서인지 헤어짐도 애틋하다. “오랫동안 동고동락했던 동료선수가 장기복무 선발이 되지 않아 떠나게 되었을 때는 너무 아쉬웠다. 지금은 다른 팀에서 뛰고 있지만 함께했던 전우로서 항상 응원하고 있다”며 이제는 선의의 경쟁자가 된 동료를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가족 같은 분위기는 팀 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16년부터 기존 연고지였던 부산을 떠나 충북 보은군에 자리잡은 상무는 리그 최고의 관중 동원력을 자랑한다. 보은군에서도 적극적으로 여자축구를 홍보하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팬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권하늘은 팬들의 열띤 응원에 감사하면서도 성적으로 보답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내년에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되겠습니다. 바위처럼 단단하고 끈끈한 축구를 보여드릴게요.”

윤지영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 Kksoh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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