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홀인원’ 지은희, KIA 클래식서 LPGA 통산 4승

입력 2018-03-26 15: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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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베테랑의 반격을 예고하는 신호탄일까. ‘미키 마우스’ 지은희(32·한화큐셀)가 행운의 홀인원을 앞세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4승을 거뒀다.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6558야드)에서 열린 KIA 클래식(총상금 180만 달러·한화 약 19억2000만원) 최종라운드에서 홀인원을 포함해 5타를 줄여 16언더파 272타로 정상을 밟았다. 우승상금은 27만 달러(한화 약 3억원). 지난해 10월 대만 챔피언십 이후 5개월만의 우승이자 LPGA 통산 4승이다.

심상치 않은 상승세다. 지은희는 최근 몇 년 동안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2008년 웨그먼스 LPGA 그리고 2009년 US오픈이 마지막으로 정상에 오른 때였다. 당시 굴지의 메이저대회인 US오픈 우승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좀처럼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시즌 상금랭킹에서도 30~40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5개월 사이 2승을 추가하면서 만만치 않은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30대 초중반에 접어든 시점에서 기량이 다시 만개한 모습이다.

통산 4승이 완성되기까지는 실력과 행운이 고루 따랐다. 3라운드를 김인경(30·한화큐셀), 리젯 살라스(29·미국)와 함께 11언더파 공동선두로 마친 지은희는 챔피언조에서 우승을 정조준했다. 초반 페이스는 안정적이었다. 4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아낸 뒤 6~8번 홀 3연속 버디를 앞세워 단독선두로 치고 나왔다.

승기를 잡은 지은희는 후반 10번 홀에서 다시 버디를 낚아 경쟁자들과 격차를 벌려 나갔다. 그러나 쉽게 안심할 수는 없었다. 크리스티 커(41·미국)가 후반에만 버디 3개를 기록하면서 단독 2위로 치고 올라왔다. 그리고 맞이한 운명의 파3 14번 홀. 지은희의 티샷이 그린 위를 두 번 튕기더니 홀컵 안에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환상적인 홀인원. 커는 추격 동력을 잃었고, 승부 역시 여기서 갈렸다.

지은희는 우승 직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샷 감이 좋았다. 퍼트 역시 잘 들어갔다. 곧이어 열릴 메이저대회(ANA 인스퍼레이션)를 앞두고 자신감을 얻어 만족스럽다”고 활짝 웃었다.

이날 우승으로 태극낭자들은 이번 시즌 LPGA 투어에서 일찌감치 3승을 합작했다. 고진영( 23·하이트진로)이 데뷔전이자 개막전이었던 ISPS 한다 호주 오픈에서 정상을 밟았고, 박인비(30·KB금융그룹)가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기세가 오른 태극낭자들은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에서 펼쳐지는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첫 메이저대회 제패에 나선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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