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석 MVP의 의미, 진짜 ‘배구대통령’에 오르다

입력 2018-04-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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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2017-2018 도드람 V리그’ 시상식이 열렸다. MVP를 수상한 신영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현대캐피탈 센터 신영석(32)이 진짜 ‘배구 대통령’이 됐다. 신영석은 3일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남자부 MVP를 차지했다. 정규리그 종료 직후 진행된 기자단 투표(29표)에서 압도적 지지(23표)를 얻었다. 2015~2016시즌과 2016~2017시즌 정규리그 MVP였던 팀 동료 문성민(5표)을 크게 앞섰다.

이미 신영석은 2017~2018시즌 올스타 팬 투표 1위에 올랐었다. 인기에서 문성민의 아성을 깬 신영석은 이번 MVP 수상으로 현대캐피탈의 정규리그 우승의 일등공신으로서 인정받았다.

신영석의 수상은 2005년 출범한 V리그 역사상 최초의 센터 MVP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라이트, 레프트, 세터에 비해 기록 측면에서 부각되기 힘든 센터 포지션의 태생적 한계를 뛰어넘었다. 신영석은 센터의 덕목인 블로킹과 중앙속공에서 독보적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센터로서 드물게 서브가 강력하다. 상황에 따라 토스와 리시브, 사이드 공격까지 가세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만능선수다.

현대캐피탈 신영석. 사진제공|KOVO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의 스피드배구(토탈배구)는 신영석이 축으로서 존재하기에 가능하다. 상대 미들블로커 라인이 중앙의 신영석을 견제하기 위해 분산되기 때문에 좌우 사이드와 파이프 공격 등 다변화된 패턴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2016~2017시즌 직후 센터 최민호가 군입대한 뒤, 신영석의 비중은 더 커졌다. 그 부담감을 신영석은 홀로 짊어지지 않았다. ‘영업비밀’일 자기만의 비법을 차영석 등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했다. 블로킹을 하려다 스파이크에 눈을 맞아 일시적 실명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앞이 캄캄한 와중에도 “이렇게 재미있는 배구를 다시는 못할까봐” 가장 걱정했다.


신영석은 “V리그 14시즌 만에 센터가 이 상을 처음 받았다”는 말로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신영석은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들어갔다. 한국배구를 이끌어간 센터 선배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선배님들이 열정으로 길을 닦아주셨기에 꿈을 꾸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이제 센터 후배들이 나를 보고 꿈을 꿀 것이다. 현대캐피탈 선수들과 최태웅 감독님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행복한 배구를 하는 현대캐피탈 신영석이 되겠다”고 진심을 담아서 말했다.

그동안 현대캐피탈은 ‘문성민 주연, 신영석 조연’의 팀처럼 비쳤다. 그 구도가 이번에 역전됐다. 그러나 신영석은 “친구 문성민이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줘 도움 많이 받았다. (문)성민이 업고 시상식장을 한바퀴 돌고 싶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2017-2018 도드람 V리그’ 시상식이 열렸다. MVP를 수상한 이바나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편 여자부 MVP는 도로공사 외국인라이트 이바나(30)가 차지했다. 이바나는 기자단 투표에서 23표를 받아 팀 동료 박정아(3표)를 큰 폭으로 제쳤다. 이바나는 지난시즌 꼴찌팀 도로공사를 일약 통합 우승으로 끌어올렸다. 이번시즌 무려 세 차례 라운드 MVP를 해낸 이바나는 “김종민 감독님과 팀 동료, 트레이너, 통역까지 모두 감사한다. 이 순간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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