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와 박세리, ‘일일 스승’으로 변신하던 날

입력 2018-05-1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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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오른쪽 4번째)와 박세리(왼쪽 4번째)가 15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재능나눔 행복라운드에서 골프 유망주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 | 세마스포츠마케팅

“칩샷을 구사할 때도 한 가지 웨지만을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클럽으로 연습해보렴.”

한국남녀골프를 대표하는 전설들이 ‘일일 스승’으로 변신했다. 최경주와 박남신, 강욱순 그리고 박세리와 한희원, 박지은 등 국·내외 무대를 호령했던 이들이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후배들과 뜻 깊은 동반 라운딩을 펼쳤다.

남녀 전설 15명이 한 자리에 모인 곳은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 하늘코스였다. 17일 개막하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SK텔레콤 오픈을 앞두고 골프 유망주 45명의 실력 향상을 위해 마련된 ‘재능나눔 행복라운드’ 무대였다.

부쩍 더워진 날씨에 굵은 땀방울이 얼굴을 감쌌지만 전설들에게선 찌푸린 인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전국에서 모인 유망주들에게 하나라도 더 조언을 건네기 위해 비지땀을 흘렸다. 이날 행사는 전설 한 명과 유망주 세 명이 한 조를 이뤘는데, 18홀 동안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라운딩이 계속됐다.

최경주(오른쪽)가 15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재능나눔 행복라운드에서 후배 우윤지에게 볼 드롭 방법을 전수하고 있다. 인천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오랜만에 국내 필드를 찾은 최경주는 특유의 호탕함으로 후배들을 다독였다. 같은 조의 장승보(한국체대 1학년)와 우윤지(포항동지여중 1학년), 김민별(강원중 2학년)이 호쾌한 샷을 선보일 때면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후배들의 퍼트가 홀컵을 스쳐 지나갈 때는 “야 아깝다. 이번 퍼트는 들어간 걸로 치자”면서 장난기 섞인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현역인 ‘탱크’ 최경주가 자신의 플레이를 통해 원포인트 레슨을 펼쳤다면, 은퇴한 ‘여왕’ 박세리는 아예 전담코치로 변신해 하루를 보냈다. 9번 홀 그린 위에 멈춰선 박세리는 후배들이 어프로치 샷을 어려워하자, 플레이를 중단한 채 직접 시범을 보였다. 이어 “칩샷을 구사할 때도 한 가지 웨지만을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각도의 클럽으로 연습하면 도움이 된다”며 실전 경험이 듬뿍 담긴 조언을 건넸다. 박세리의 친절한 레슨에 긴장감이 풀어진 후배들은 그간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을 털어놓기도 했다.

박세리(왼쪽)가 15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재능나눔 행복라운드에서 후배 권서연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펼치고 있다. 인천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대선배들의 가르침을 받은 후배들도 작은 보답을 준비했다. 행사 당일이 스승의 날이기도 했던 만큼 카네이션을 선배들에게 달아주며 고마움을 표했다. 선후배 간의 따뜻한 정이 오간 하루는 그렇게 흘러갔다.

인천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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