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데뷔를 앞두고 조용히 담금질 중인 포항 스틸러스 장결희는 태극마크를 향한 간절함이 크다고 했다. 내년 활약을 통해 다시 태극마크를 달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 있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올 시즌 막바지 레이스가 한창인 K리그에 나 홀로 담금질에 한창인 선수가 있다. 이달 포항 스틸러스에 새 둥지를 튼 장결희(20)다.
포항제철중에 몸담고 있던 2011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FC바르셀로나 13세 이하(U-13) 유스팀으로 건너가 7년 가까운 해외생활을 거친 장결희는 이달 포항과 입단 계약을 맺고 고국 무대로 돌아왔다. 구단 숙소인 송라 클럽하우스에 머물며 몸만들기에 바쁜 장결희의 목소리는 밝았다. “시간이 많이 흐르지는 않았지만 벌써 적응이 끝났다. 전부터 알고 지내던 동료들이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오전과 오후 운동을 소화하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장결희에게 포항은 제 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연고지 출신은 아니지만 유스팀인 포항제철중에 다니면서 인연을 쌓았다. 이진현(21)과 권기표(21), 이상기(22) 등 포항에 먼저 몸을 담고 있던 선배들과도 함께 훈련을 한 추억이 있다. 국내 복귀를 결심한 뒤 포항을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중학생 시절 스페인으로 떠나 그리스를 거쳐 20대 청년으로 성장한 장결희는 바르셀로나에서의 추억을 먼저 떠올렸다. ‘바르셀로나 3총사’를 이뤘던 이승우(20·베로나), 백승호(21·페랄라다)와 함께한 지난 5년을 묻자 “한국인은 우리 셋뿐이었으니 서로 의지가 많이 됐다. 스페인 생활 막바지에는 개인생활을 하면서 숙소에 같이 머물지는 못했지만 훈련장에서는 서로 많은 도움을 줬다. 물론 그 안에서도 경쟁은 존재했다”고 회상했다.
올해 정식 선수등록이 불가능한 탓에 내년부터 K리그에서 뛸 수 있는 장결희의 숨은 목표는 국가대표 발탁이다. U-17과 U-20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던 그는 지난해 5월 국내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이어 또래들이 대거 출전한 올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내가 많이 부족했던 탓에 마지막 부름을 받지 못했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러시아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을 지켜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태극마크에 대한 그리움이 커졌다. 내년 K리그 데뷔를 통해 내 실력을 다시 뽐내고 싶다. 동시에 그간 달지 못했던 태극마크도 품고 싶다.”
자신의 장점을 빠른 스피드와 감각적인 드리블로 꼽은 측면 플레이어 장결희는 “남들보다 체구가 작은 편(신장 172㎝·체중 62㎏)인 만큼 앞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내년 시즌 개막까지 열심히 몸을 만들어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