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포잡] ‘가을정권’의 반전…30G 미만 출전→PS 홈런 타자는?

입력 2018-11-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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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박정권(맨 왼쪽·36번)이 4일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6회 2점 아치를 그린 뒤 선수단의 환영을 받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가을정권’ 박정권(37·SK 와이번스)은 트레이 힐만 감독의 리빌딩 방침 탓에 주전에서 밀렸고 올해 정규시즌 14경기 출장 타율 0.172, 2홈런에 그쳤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박정권의 가을 DNA를 믿고 포스트시즌(PS)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박정권은 넥센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PO) 1차전 9회 끝내기 투런포를 터뜨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정규시즌 활약이 미미했던 이들이 PS에서 ‘뜬금포’를 터뜨리기는 쉽지 않다. 정규시즌 30경기 미만 출장 선수의 PS 홈런은 박정권을 포함해 역대 일곱 번뿐이다.

외국인 선수나 군 전역 선수는 어느 정도 기대를 해볼 만한 ‘상수’다. 2004년 7월, 삼성 라이온즈는 트로이 오리어리를 방출하고 멘디 로페즈를 영입했다. 로페즈는 22경기 출장 타율 0.162, 3홈런에 그쳤으나 두산 베어스와 PO에서 4경기 타율 0.462, 2홈런, 6타점으로 시리즈 MVP를 받았다. 한국시리즈(KS)에서도 홈런 1개를 추가하며 PS에서만 정규시즌과 동일한 3홈런을 때려냈다. 하지만 로페즈는 정규시즌 부진의 여파를 피하지 못한 채 재계약에 실패했다.

올 8월 넥센에 영입된 제리 샌즈 역시 정규시즌 25경기에만 출장했다. 로페즈와 달리 샌즈는 12홈런, 37타점으로 PS 전망을 밝혔고 실제로 2홈런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노진혁(NC 다이노스)은 군 전역 직후 4경기에만 출장했지만 PS 엔트리에 들었다. 백업용 선수로 평가받았지만 2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PO 진출에 기여했다.

이들과 달리 순수한 백업으로 시즌을 치른 이들의 홈런은 더욱 드물다. 1982년 삼성의 백업 박찬은 정규시즌 29경기에서 1홈런에 그쳤지만 OB와 KS 6차전에서 극적인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1984년 프로에 입단했으나 1991년까지 8년간 3홈런에 그쳤던 고 조성옥(롯데 자이언츠)은 1991년 삼성과 준PO에서 6년만에 홈런을 때렸다. 1996년 28경기에서 타율 0.188, 1홈런에 그쳤던 박철우(쌍방울 레이더스) 역시 현대 유니콘스와 PO 1차전에서 9회 끝내기 솔로포를 때려냈다. 역대 최초 PO 끝내기 홈런이었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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