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KS] 시구의 역사, 대통령부터 마스코트 박찬호까지

입력 2018-11-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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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LA 다저스에서 뛰던 박찬호(가운데)가 그해 한국시리즈(KS) 무대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대통령부터 ‘코리안 특급’ 박찬호까지, KS 시구 역사는 실로 다양하다.

한국시리즈(KS) 시구는 최고의 영광 중 하나로 꼽힌다. 야구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1차전은 물론 매 경기가 스포츠 역사로 남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역대 한국시리즈 첫 번째 시구의 주인공은 유흥수 충남도지사였다. 1982년 KBO리그 원년 KS 1차전은 10월 5일 OB 베어스의 홈구장인 대전에서 열렸다. 정치인의 위상이 지금보다 훨씬 높았던 시절이었다. 그 해 KS는 1·4차전만 시구자가 있었다.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4차전 시구는 피터 오말리 LA 다저스 구단주였다.

연예인이 KS 시구자로 초청된 것은 1988년이 처음이었다. 여전히 톱스타로 활약하고 있는 김성령이 미스코리아 진 자격으로 공을 던졌다. 고 최진실(1992년)도 KS에서 시구를 한 여배우 중 한 명이다.

야구팬 중에서도 올 시즌 KT 위즈에서 뛴 투수 김사율이 KS에서 시구를 했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김사율은 1992년 10월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빙그레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KS 3차전에서 시구를 했다. 감천초등학교 학생이었던 김사율은 야구 꿈나무 자격으로 시구자로 초청됐다. 정치인 일색이었던 초창기 KS 시구 역사에서 매우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1994년 1차전에서는 처음으로 대통령이 시구를 했다. 야구를 깊이 사랑했던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4년에 이어 1995년 KS 1차전에서도 시구를 맡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김 전 대통령은 1995년 잠실 개막전도 시구를 했다는 점이다. 이승엽 KBO홍보위원의 프로 데뷔전이기도 했다. 야구를 사랑했던 대통령은 개막전에 이어 KS까지 공을 던지며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역대 대통령 시구는 이후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그리고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까지 두 차례 더 있었다.

피터 오말리 구단주는 1995년 한 차례 더 시구를 했다. 역대 외국인 시구자는 2명으로 오말리 구단주와 함께 1999년 롯데 기론의 아내 셰린 기론이 주인공이다.

1998년 LA 다저스에서 뛰었던 박찬호는 그해 현역 프로 선수론 처음으로 KS 시구를 했다. 박찬호 이후 현역 프로야구 선수의 시구 기록은 없다.

2000년대에도 KS 시구는 연예인과 정치인, 올림픽 스타가 주를 이렀다. 2004년 큰 변화의 시작이 있었는데 아름다운 철도원으로 선정된 김행균씨가 그해 치열한 8차전 승부를 앞두고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2009년은 1차전부터 9차전까지 모두 연예인이 시구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가수 션과 배우 정혜영은 2012년 첫 부부 시구자가 됐다. 2014년 6차전은 이듬해 1군 데뷔를 앞둔 KT의 빅과 또리가 시구를 했다. 첫 번째 마스코트 시구였다. 2010년대는 소방관, 난치병과 싸우고 있는 어린이, 환경미화원, 모범 군인, 용감한 시민 등 일반인들이 자주 시구자로 초청되며 야구축제의 의미를 높였다.

2018년 KS는 1차전에서 야구원로 어우홍 전 감독이 시구자로 나선데 이어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인기 그룹 엑소의 찬열이 시구를 맡았다. 플레이오프(PO)까지 시구자는 홈팀이 선정하지만, KS 시구자는 KBO가 선정하며 해당 경기 전날 발표된다. 지난해 문 대통령 시구 때는 경호를 위해 직전까지 공개하지 않는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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