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K리그 영웅 최강희, “전북은 영원히 강한 팀으로 남을 것”

입력 2018-12-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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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안녕. 2005년 여름부터 이어진 전북 현대와 최강희 감독의 14년 동행이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올 시즌을 끝으로 중국 슈퍼리그로 떠나는 최 감독을 위해 전북 구단과 팬들은 이날 고별행사를 마련해 영웅의 앞날을 응원했다. 경기 직후 관중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며 화답하고 있는 최 감독. 전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리그1 전북 현대를 한국 최강을 넘어 아시아 정상으로 이끈 영웅이 떠났다.

전북 최강희(59) 감독은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최종전(1-1)을 끝으로 전북과의 위대하고 당당한 동행을 마무리했다.

다음시즌부터 톈진 취안젠(중국)에서 제2의 지도자 인생을 열어젖힐 그의 발걸음 자체가 전북의 역사였다. 임기 14년.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지방의 ‘그저 그런’ 팀을 전국구 클럽, 지금의 위상으로 이끈 것이 최 감독이다. 1만3000여 홈 팬들이 “전북~현대”를 외친 경기장에 내걸린 플래카드 문구, ‘전북의 아버지’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족적은 깊었다.

성과는 놀라웠다. 강렬한 템포의 공격축구를 펼쳐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고유 컬러를 구축했고, 홀대받던 베테랑들을 흡수해 레전드로 바꿔 ‘재활공장장’이라는 별명도 얻은 최 감독과 함께 전북은 올해 정규리그까지 국내·외 9개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최강희 체제에서 전북은 K리그 6회(2009·2011·2014·2015·2017·2018), ACL 2회(2006·2016), FA컵 1회(2005) 정상에 섰다. 또한 세계 정상급 클럽하우스를 갖췄고 탄탄한 유소년 시스템을 정착시켜 풀뿌리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담담한 표정으로 맞이하려고 애쓴 K리그, 전북에서의 마지막 90분을 보내고 이어진 작별행사. 불후의 명곡 마이웨이(My Way)가 잔잔하게 울리는 그라운드에서 결국 참았던 눈물을 쏟은 최 감독은 “많은 복을 누린 참으로 행복한 감독이었다. 지금의 성원이 있는 한 전북은 계속 강한 팀으로 남을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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