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진성태. 스포츠동아DB
진성태는 19일까지 남자부 속공 1위에 올라있다. 65.09%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110차례의 속공 득점을 챙겼다. 특히 리그 야전 사령관 한선수와의 호흡이 돋보인다. 한선수는 리그 세터들 중 가장 적극적으로 중앙 공격수를 활용하는데, 세트 시작과 동시에 강력한 속공을 이끌어 내거나 세트 플레이가 아닌 상황에서도 대담하게 속공 토스를 올려주는 식이다. 진성태 역시 한선수의 비범한 토스를 반긴다. 상대 블로커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공격을 때리는 짜릿함을 알아서다.
진성태는 “선수 형이 기회를 많이 주고, 안정적으로 토스를 올려줘 나로선 편하게 공격을 하고 있다. 덕분에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며 웃었다.
어느덧 5년차가 된 진성태는 프로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와 비교해 부담감을 많이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코트 위에서 부지런히 경험을 쌓은 덕분이다. 스스로도 “데뷔 시즌엔 매 경기, 매 점수에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부담감이 줄어들더라”며 “훌륭한 팀원들이 늘 도움을 많이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곁에서 진성태를 지켜보는 장광균 코치도 “많이 늘었다. 이젠 속공 상황에서 상대 블로커가 일대일로 따라 붙어도 당황하지 않고, 페인트 공격을 넣는 등 침착해졌다”고 칭찬했다.
지난 18일 대한항공 가스파리니가 공격 득점에 성공한 후 진성태(맨 왼쪽), 한선수와 기뻐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2016-2017시즌 도중 현대캐피탈에서 대한항공으로 트레이드 이적한 진성태는 곧장 정규리그 우승을 함께했고, 2017-2018시즌엔 챔피언결정전 트로피까지 함께 들어올렸다. 진성태가 대한항공을 더욱 각별히 여기는 이유다. 진성태는 “대한항공은 내게 계속된 우승을 경험하게 해준 팀”이라며 “새로운 목표는 통합 우승이다. 다만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아찔한 순간도 넘겼다. 진성태는 18일 현대캐피탈전서 블로킹 후 본래 상태가 좋지 않던 왼쪽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지만, 19일 오후 병원에 들러 ‘이상이 없다’는 검진 결과를 받았다. 22일 삼성화재전에도 정상 출전이 가능하다.
스스로도 더 큰 욕심을 품고 있다. 속공뿐만 아니라 블로킹에서도 팀을 위한 기여도를 높이고 싶은 것이 그의 속내다. 진성태는 “공격도 좋지만, 블로킹으로 중앙에 더욱 도움을 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5월 돌을 맞는 첫 아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진성태는 아직 이루고 싶은 꿈이 많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