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레이더] 도쿄올림픽 출전과 리그중단 사이에서 고민하는 KOVO

입력 2019-02-21 12: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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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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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흥행에 중요한 요소인 2020도쿄올림픽 남녀대표팀 본선진출을 앞두고 한국배구연맹(KOVO)이 고민에 빠졌다. 반드시 나가야 하는 올림픽본선을 위해 총력체제로 준비하는 것은 맞은데 국제배구연맹(FIVB)이 정한 올림픽 대륙별 최종예선전 일정이 V리그와 많이 겹치기 때문이다.

당초 10월~11월 사이에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던 아시아대륙 올림픽 최종예선이 FIVB의 뜻대로 1월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경기를 주관하는 아시아배구연맹 이사회에서 일정을 최종 확정하겠지만 FIVB의 뜻을 거부하기 어렵다.

이렇게 되면 2019~2020 V리그 일정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축구의 A매치 규정처럼 시즌 도중에 선수를 차출해 단기간동안 손발을 맞춰보고 출전할 수는 없다. 대한배구협회는 최대한 많은 시간의 준비과정을 거쳐서 대표팀의 전력을 탄탄히 하겠다는 생각이다. 우리 배구와 선수들을 많이 알지 못하는 외국인감독이 사령탑이라 시간이 더 필요하다.

현재 대표팀 소집규정은 최대훈련기간이 30일이다. 아시아대륙 최종예선은 1차 예선을 통과한 상위 8개 팀이 우승을 가리는 방식이다. 대회기간 7일과 휴식일 대표선수들이 현지에 사전에 입국해 코트적응 등 필요한 시간 등을 감안하면 12일이 필요하다. 결국 V리그의 주전선수들이 최대 42일간 팀을 비우는 상황에서 어떻게 V리그 일정을 짜느냐가 관건이다.

대한배구협회도 이 같은 사정을 알기에 훈련일정에서 어느 정도 양보는 생각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다음주 대한배구협회와 한국배구연맹의 실무진이 만나서 의견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어떻게 하더라도 최소 한달 이상의 대표선수 공백은 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최근 V리그 사무국장들의 모임인 실무회의에서는 리그중단을 얘기하지만 이 또한 부담이 많다.

한 달 반 정도 배구경기가 없는 겨울이 나중에 V리그에 어떤 영향을 줄지 누구도 모른다. 또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시즌을 중단했던 프로야구가 팬들의 거센 반발을 받았던 것도 생각해야 한다. 대회개최 장소가 국내도 아닌데 오랫동안 리그를 중단해야 하는지가 논리적으로 설명되지도 않는다.

주전선수 몇 명이 빠졌다고 리그를 중단할 만큼 V리그의 선수기용 폭이 한정됐다면 그 것은 리그의 수준과도 관계가 있다. 차라리 그 기간동안 어린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이 리그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결정적으로 리그 중단은 팬이 아닌 팀의 성적만을 먼저 생각하는 구단 이기주의라는 해석도 가능하기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런 여러 문제를 놓고 KOVO는 고민이 많다. 과연 KOVO는 미래를 생각하는 올바른 시선으로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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