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저무나, 1982년생 ‘황금세대’의 동반부진

입력 2019-05-02 0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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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태균.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김태균(37)은 1일 1군 엔트리에서 전격적으로 제외됐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분위기 쇄신이라는 메시지를 팀 전체에 전하고자 올 시즌 29경기에서 타율 0.305를 기록 중이던 베테랑 타자의 2군행을 결정했다. 타율에 비해 현저히 낮은 장타생산능력과 결정력이 김태균의 1군 엔트리 말소를 낳았다. 홈런 1개, 2루타 4개 등 장타가 고작 5개에 불과했다. 결승타 1차례를 포함해 타점 역시 11개로 기대에 못 미쳤다.

공교롭게도 김태균과 같은 1982년생 선수들의 부진이 올 시즌 두드러지고 있다. 본격적인 레이스는 이제부터지만, 개막 이후 좀처럼 정상궤도로 오르지 못하고 있어 재정비가 시급한 형편이다. 한 감독도 김태균에게 “2군에서 머리를 식히고 돌아오라”고 당부했다.

1982년생 선수들은 한국야구의 ‘황금세대’로 불려왔다. 지금도 메이저리그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는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을 비롯해 이대호, 손승락(이상 롯데 자이언츠), 정근우(한화) 등이 김태균과 함께 20001년 이후 프로에 데뷔해 한국야구의 전성기를 이끌어왔다. 이들 중 상당수는 프로 데뷔 직전인 2000년 8월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제1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들에게 ‘에드먼턴 키즈’라는 또 다른 애칭이 붙는 이유다.

그러나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대로 나이에 따른 기량저하를 이들도 비켜가지는 못하고 있다. 김태균처럼 정근우, 이대호, 손승락 또한 올 시즌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며 위기를 맞고 있다. 개막 이후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하던 정근우는 오른쪽 햄스트링 통증(근육 미세손상)까지 겹쳐 김태균과 함께 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KBO리그 현역 최다 세이브를 기록 중인 손승락은 지난달 21일 2군으로 강등됐다. 이대호 역시 타율과 장타력에서 아쉬움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1982년생 중에선 김강민(SK 와이번스)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굳건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프로생활 내내 슈퍼스타급 친구들에 비해 주목도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SK 외야의 구심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김강민처럼 다른 1982년생 선수들도 하루 빨리 슬럼프에서 벗어나 다시금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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