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조기종료’ 손흥민, UCL 결승진출로 가장 긴 시즌 보낼까?

입력 2019-05-06 17: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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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2018~2019시즌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두 갈래길이 있다. 역대 가장 긴 시즌과 가장 짧은 시즌이다.

손흥민은 4일(한국시간) 영국 본머스에서 끝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본머스 원정경기에서 전반 막판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다. 다소 억울한 측면이 전혀 없진 않았다. 거칠게 충돌한 본머스의 제퍼슨 레르마를 밀어버린 것이 화근이 됐다. 경기 내내 거친 견제를 당한 그는 순간 평정심을 잃어버렸다.

한국 선수가 역대 EPL에서 주심으로부터 즉시 퇴장명령을 받은 것은 손흥민이 처음이라 충격은 배가 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QPR(퀸즈파크레인저스)에서 활약한 박지성과 토트넘에 몸담았던 이영표, 레딩FC 유니폼을 입은 설기현(이상 은퇴), 카디프시티에서 뛴 김보경(울산 현대) 등은 주심으로부터 즉각 레드카드를 받지 않았다.

영국 언론들은 대개 ‘판정이 옳았다’는 반응이다. 손흥민의 신경질적인 반응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굳이 밀어 넘어트릴 필요는 없다고 봤다. BBC스포츠와 데일리 메일, 데일리 미러 등은 “레르마의 불필요한 행위와 별개로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한 손흥민의 행동은 동조를 구하기 어렵다”고 했다.

일찌감치 EPL 우승이 불가능해진 토트넘의 올 시즌 현실적인 목표는 4위권 진입. 그러나 상황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경쟁자들을 떨어트리지 못한 탓이다. 손흥민이 첫 퇴장을 기록한 이날 토트넘은 후반 종료직전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무릎을 꿇었다. 승점 1~2점에 명암이 갈리고 있는 역대급 순위경쟁은 시즌 최종전(38라운드)까지 이어지게 됐다.

토트넘은 12일 오후 11시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에버턴과 격돌하나 손흥민은 징계 여파로 뛸 수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가장 긴 시즌을 보낼 기회가 남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다. 맨체스터 시티를 제압하고 대회 4강에 진출한 토트넘은 아약스(네덜란드)와 결승진출을 놓고 자웅을 겨루고 있다.

단판승부로 펼쳐질 UCL 결승전은 6월 2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진행되는데, 모든 시즌을 정리하는 마무리 무대라 지구촌의 이목이 집중된다. 토트넘-아약스전 승자가 FC바르셀로나(스페인)-리버풀(잉글랜드)전 승자와 만난다. 1차전에서 3-0으로 이긴 바르셀로나의 결승행이 유력하다.

이와 달리 토트넘은 험난한 길이 기다린다. 토트넘은 1일 홈 1차전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손흥민은 경고누적으로 뛰지 못했다. 9일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릴 원정 2차전에는 출격이 가능하다.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손흥민은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가장 믿고 쓰는 공격 카드다. 아약스 선수단은 “손흥민이 컴백하는 2차전은 1차전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라며 경계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흐뭇하게 긴 시즌을 보낼 수 있을지, 허탈하게 시즌을 정리할지가 다가올 암스테르담 원정경기에 달려있는 셈이다. 생애 첫 UCL 결승을 바라보는 손흥민의 ‘운명의 날’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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