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던지면 2군” 김민 체인지업의 비밀

입력 2019-05-15 1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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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민. 스포츠동아DB

KT 위즈 김민(20)은 14일 전혀 다른 투수가 돼 있었다. 이전까지 평균 145㎞의 빠른 포심 패스트볼, 그리고 슬라이더, 투심패스트볼로 승부하는 타자였다. 그러나 이날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전체 90개의 투구 중 11개를 체인지업으로 선택했다. 135㎞ 안팎에서 형성된 이 공은 타자 눈앞에서 빠르게 떨어졌다. 특히 좌타자들을 상대로 위력적이었다. 포심과 슬라이더, 투심을 대비했던 KIA 타자들은 당황했다. 8.1이닝 동안 김민을 상대로 안타 2개만을 기록하며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연습용 공’이 실전에서 가장 위력적인 무기로 변신한 사연에는 이강철 감독의 강권이 있었다. 15일 이 감독은 “불펜 투구를 지켜보는데 체인지업이 기가 막히게 떨어지더라. ‘왜 경기에서는 안 던지냐?’고 물었더니 ‘실전에서는 한두 개 정도 던지며 감각을 찾고 있다’고 하더라”며 “아무래도 조심스러웠겠지만 ‘안 던지면 앞으로 마운드에 안 올린다’고 했다. 충분히 실전에서 경쟁력이 있는 공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민은 “처음으로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 굉장히 효과적이었다”고 만족해했다. 많은 투수들이 새로운 구종 장착을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열에 아홉은 실패한다. 새로운 공을 완성하기까지 몇 년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김민은 단 한 경기 만에 완전히 다른 투수로 변신한 셈이다. 이 감독은 “매우 드문 케이스지만 자신도 모르는 굉장히 잘 맞는 구종들이 있다. 실전에서 던져야 완성이 된다. 매 의미 있는 성장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KBO리그 데뷔 시즌을 앞둔 2006년 스프링캠프에서 구대성에게 체인지업을 배우고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단기간에 익힐 수 있었던 것은 손의 감각과 열정적인 노력, 실전에서 사용을 두려워하지 않는 담대함이 있었다. 고졸 2년차 김민 역시 감독의 단호한 지시에 따라 그동안 간직해왔던 새 공으로 단숨에 큰 성장을 보여줬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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