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우승을 위한 현대캐피탈의 미션 임파서블

입력 2019-10-24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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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에르난데스. 스포츠동아DB

현대캐피탈 에르난데스. 스포츠동아DB

지난 17일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에르난데스가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이탈한 뒤 현대캐피탈은 바쁘게 움직였다. 검진결과는 비관적이었다. 골절로 오래 코트를 밟지 못한다. 현대캐피탈은 새로운 외국인선수를 구하면서 에르난데스의 회복에 전력을 다하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고 한다.

에르난데스는 22일 브라질로 돌려보냈다. 축구스타 네이마르를 집도했던 유명한 의사에게 수술을 시키기로 했다. 에르난데스도 원했다. 예전에 OK저축은행의 시몬도 그 의사에게 수술을 받았던 사실도 참고했다. 일단 계약은 유지하면서 수술과 재활에 더욱 매진시키기로 했다.

그와 동시에 최태웅 감독은 대체 외국인선수를 찾아봤다. 42명의 후보군 가운데 추리고 추려서 3명을 압축했다. 20일 팀의 베테랑과 주축선수들을 따로 불러서 3명의 영상을 보여줬다. 이례적이었지만 지금은 감독과 구단이 마음대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에르난데스가 없는 동안 어떻게든 버텨줘야 할 선수들에게 현재의 상황을 알리고 새로운 후보들의 솔직한 평가를 들어보려고 했다. 이렇게 해야 “우리는 시즌을 포기하지 않았고 팀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최대한 찾아보고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하수는 상대의 성을 공격하지만 고수는 상대의 마음을 먼저 파고든다고 했다. 외풍에 흔들리기 쉬운 상황에서 제일 필요한 것은 탄탄한 내부결속력이다. 최태웅 감독은 베테랑과 주전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렸다. 그 심오한 내공과 판단력이 무서울 정도다.

영상으로만 보는 외국인선수는 모두가 에이스 급이다. 하지만 실제로 데려와서 함께 플레이 해보면 영상과 터무니없이 다른 선수들도 많다.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한 방법으로서도 괜찮았다. 새로 영입할 선수의 기량을 배구 전문가인 선수들이 판단해야 나중에 생길지도 모르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쉽다. 다행히 선수들은 감독이 뽑은 3명의 후보를 마음에 들어 했다.

우리 편의 마음을 먼저 탄탄하게 다진 현대캐피탈은 이제 밖으로 향한다. 3명의 대체외국인선수 후보는 모두 소속팀에서 이적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이제 막 리그가 시작하는데 중요한 선수를 달라고 하면 쉽게 내줄 구단은 많지 않다. 만일 준다고 하면 선수의 기량이 떨어지거나 팀에서 필요가 없는 존재다. 그것을 알기에 김성우 사무국장과 코치, 전력분석관은 25~26일에 유럽으로 날아가서 구단과 선수를 직접 만나보려고 한다. “한두 번에 안 되면 열 번이고 찾아가서 설득해 데려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지금은 그 선수를 주지 않는다고 해도 팀의 사정에 따라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 현대캐피탈이 이 과정에서 노리는 것은 확실하다. 우승을 위한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다. “우리는 웜업존에 있거나 팀에 2~3승을 더해줄 선수를 그런 보통의 선수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선수는 지금도 얼마든지 데려올 수 있다”고 했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도중에 사용 가능한 2번의 교체카드를 이용해 팀에 최적화된 선수를 데려올 생각이다. 그 과정이 한 번에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작업이 잘 끝나서 필요한 누군가가 올 때까지 현대캐피탈을 기대하는 팬과 선수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는 계속 줄 것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제 현대캐피탈은 미션 임파서블을 시작한다.

의정부|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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