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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직후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에겐 악재가 몰아쳤다. 충격의 2연패와 함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발목 골절상을 입어 시즌 아웃이 결정됐다. 하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이후 4경기서 주포 역할을 맡아줄 외국인 선수 없이 3승1패를 거뒀다. 특히 1라운드 마지막 두 경기에서 2연승으로 분위기를 띄우며 5위(승점 8)로 마쳤다.
특히 상승세에 있는 팀들의 기세를 곧잘 꺾었다. 1일에는 3연승을 달리던 삼성화재를 풀세트 접전 끝에 제압했다. 세트 스코어 0-2로 끌려갔지만 전광인의 트리플 크라운 활약을 앞세워 승부를 뒤집었다. 5일에는 창단 처음으로 1라운드 6경기 전승에 도전하는 OK저축은행에게 3-0 셧아웃 승리를 거두고 돌풍을 잠재웠다. 똑같이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른 삼성화재, OK저축은행과 비교하면 국내 공격진의 힘이 압도적이었다.
현대캐피탈이 꾸린 코트 위 6명의 조합은 외국인 선수 없이도 뛰어난 경쟁력을 지녔다. 팀 공격의 중추인 문성민(115점)과 전광인(106점)이 개인 득점 6, 7위로 버티고 선 까닭이다. 공격 성공률 역시 전광인이 52.44%, 문성민이 49.49%로 빼어나다. 여기에 리그 최정상급 센터진도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블로킹과 속공 모두에 두루 능한 신영석, 최민호가 전위를 지키면서 여느 팀 날개 공격수 못지않은 공격, 수비 기여도를 자랑하는 중이다.
디펜딩 챔피언의 뼈대를 지킨 현대캐피탈은 높은 곳을 바라본다. 곧 팀에 새로운 동력이 가세할 예정이다. 에르난데스의 수술과 함께 재빨리 대체 외국인 선수를 알아본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영입 후보를 2명으로 압축했다. 이 중 한 명을 2라운드 내로 팀에 합류시키려는 계획을 세워뒀다. 조용히 ‘반전’을 준비하는 현대캐피탈이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