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정동근이 힘차게 날아올랐다. 익숙한 라이트 포지션을 맡아 18점을 몰아치면서 외국인 선수 브람의 공백을 완벽하게 지웠다.
정동근은 29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4라운드 홈경기서 18점(블로킹 5개)을 폭발시키며 팀의 세트스코어 3-1(25-22 25-23 23-25 25-19) 승리에 주춧돌을 놨다. 레프트 공격진을 꾸린 김학민이 22점, 김정호가 18점을 올리며 삼각편대가 두루 득점력을 발휘했다. 반면 대표팀 차출로 주전 선수 4명이 대거 빠진 대한항공은 주포 비예나(25득점·공격 성공률 41.30%)의 조력자를 찾지 못해 고전했다. 승점 3을 추가한 KB손해보험(승점 18)은 한국전력을 최하위로 밀어내며 6위에 랭크됐다.
결단을 내렸다.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부상 후유증을 떨쳐내지 못한 브람을 교체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회복이 잘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이날 브람을 경기장에 데려오지도 않았다. 새 외국인 선수가 합류할 때까지는 국내 선수들로 해당 자리를 메우기로 했고, 경기대학교 재학 시절 라이트로 활약한 왼손잡이 공격수 정동근이 기회를 꿰찼다. 프로무대서는 ‘생존’을 위해 레프트로 전환했지만 모처럼 알맞은 옷을 입고 펄펄 날았다.
감춰뒀던 에이스 본능이 발휘됐다. 1세트부터 양 팀 최다 7점을 책임진 정동근의 공격은 세트를 거듭하며 더욱 날카로워졌다. 2, 3세트 각각 4점씩을 보탠 그는 연신 50~60%대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다. 적재적소에 터져 나온 블로킹도 정동근의 흥을 키웠다. 3세트까지 블로킹 4개를 잡아낸 정동근은 4세트에도 상대의 추격의지를 철저히 꺾어 놨다. KB손해보험은 김학민의 2연속 퀵 오픈 득점으로 11-6까지 달아났고, 정동근이 임동혁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승세를 확실히 기울였다. 여유로운 리드를 지킨 KB손해보험은 4세트에서 이날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의정부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