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대표팀 신영석. 사진제공|국제배구연맹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이 큰 산을 넘었다. ‘복병’ 카타르를 간신히 꺾고 4강 무대에 올랐다.
대표팀은 9일 중국 장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서 카타르를 세트스코어 3-2(25-18 28-26 22-25 20-25 15-13)로 힘겹게 따돌렸다. 박철우(20점)~전광인(16점)~정지석(13점)으로 꾸려진 삼각편대 뿐만 아니라 센터 최민호와 신영석도 각 11점씩을 올리며 힘을 모았다. 2승1패로 승점 6을 획득한 대표팀은 B조 2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카타르(2승1패·승점 7)는 조 1위를 차지했다.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세계랭킹 공동 24위인 한국은 33위로 밀려나있는 카타르를 한 수 아래로 여겼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카타르의 돌풍은 거셌다. 앞선 1·2차전에서 인도, 호주를 상대로 모조리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단단히 물오른 경기력을 과시한 까닭이다. 임도헌 감독도 “카타르전에서 지면 모든 것이 끝난다. 단두대 매치라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강하게 몰아붙였다. 1세트 출발과 동시에 카타르의 혼을 쏙 빼놨다. 최민호가 블로킹, 박철우가 서브에이스를 연달아 터트리며 분위기를 가져왔고 신영석이 속공 득점에 이어 블로킹까지 성공시켜 11-3까지 단숨에 달아났다. 카타르가 높이를 앞세워 19-16까지 따라붙었지만 정지석이 퀵 오픈 공격을 성공시켜 적절히 흐름을 끊었다. 정지석이 마지막 점수까지 쓸어 담으면서 1세트 승리를 거둔 대표팀은 기세를 몰아 2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따내며 순조롭게 승세를 기울였다.
위기도 있었지만 정신력으로 극복했다. 블로킹 벽을 견고하게 세우며 서브의 위력을 높인 카타르에게 3·4세트를 내리 빼앗겼다. 하지만 파이널 세트에서 뒷심을 발휘했다. 주장 신영석이 중앙에서 블로킹과 공격 득점으로 점수의 균형을 지켰다. 12-12로 맞선 상황에서 박철우의 밀어 친 공격이 득점으로 이어졌고 전광인이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카타르의 마지막 서브가 라인을 벗어나며 대표팀은 값진 승리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