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단축’ 불가피한 MLB, 무승부&승부치기는 어때?

입력 2020-03-31 1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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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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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는 전통적으로 ‘끝장승부’를 즐긴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빼면 시간제한 없이, 날이 새도록 승부를 가린다. 메이저리그 승부의 세계에서 ‘무승부’란 단어는 쉽게 찾아보기가 어렵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시즌 개막 여부가 불투명한 올해는 사정이 달라질 여지가 생겼다. 비상시국인 만큼 연장전 무승부는 물론 승부치기도 고려할 만하다는 주장이다. 31일(한국시간) 미국 CBS스포츠의 맷 스나이더 기자는 이 같은 발상을 기사화했다.

‘과도한 경기 일정에 따른 선수들의 피로도 증가를 막자’는 취지에서다. 스나이더 기자는 종전보다 더블헤더가 늘어나고, 휴식일에도 경기를 편성할 수밖에 없는 올 시즌에 한해 연장 특정이닝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할 때는 무승부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처럼 정규시즌에만 무승부를 인정하자고 덧붙였다. ‘당연하지만’ 포스트시즌은 끝장 승부로 치른다. 또 연장전에는 주자 만루 또는 주자 2루에서 경기를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연장전 무승부는 한국과 일본에선 이미 보편화돼있다. KBO리그의 경우에는 한때 이닝제한을 넘어 ‘시간제한’ 무승부(오후 10시30분 이후 새로운 이닝 돌입 불가·경기 개시 후 4시간 경과 시 새로운 이닝 돌입 불가)를 채택하기도 했다. 승부치기 역시 2008베이징올림픽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경기 등을 통해 익숙해진 상태다.

무승부와 승부치기는 미국인들의 야구상식에는 없는 ‘이색 제안’ 정도로 취급될 법하다. 그러나 현 상황이 그만큼 녹록치 않기에 하나의 아이디어로 제안된 것임은 분명하다.

메이저리그 노사는 27일 ▲시즌 취소 시에도 서비스타임 인정 ▲연봉 일부 보전 등을 골자로 한 2020시즌 운영안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정규시즌 경기수에 대해선 “최대한 많은 경기를 소화한다”는 원론만 확인했다. 4월 11일까지 초안을 마련해 추가로 논의한 뒤 경기수를 확정할 방침이다. 정규시즌을 6월초 개막해 9월이 아닌 10월까지 치르더라도 더블헤더, 휴식일 축소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스나이더 기자는 “압축된 일정을 진행하다보면 불펜을 비롯한 선수들의 피로도가 증가한다”는 측면에서 무승부와 승부치기 도입을 제안했다. 경기수는 줄이더라도 ‘경기의 질’은 보장하자는 의미다. 어쩌면 “더블헤더 시 7이닝으로 경기를 진행하자”, “크리스마스에 월드시리즈를 치르자”는 등의 제안보다는 훨씬 더 현실적일지 모른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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