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3%’ 안타수 대비 장타 1위, 두산 최주환의 매력

입력 2020-06-02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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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주환.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두산 베어스 최주환(33)의 활용폭은 과거보다 상당히 넓어졌다. 주 포지션인 2루수(89.2이닝)로는 물론이고 주전 오재일이 옆구리 통증으로 이탈하자 1루수(67.2이닝)로도 제 몫을 다하며 멀티플레이어의 가치를 입증했다.

138경기에서 타율 0.333, 26홈런, 108타점의 커리어하이를 찍은 2018시즌에는 고정 지명타자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2루수로 474이닝을 소화한 지난해를 기점으로 포지션 플레이어로서 정체성도 찾았다. 적어도 최주환의 수비를 두고 우려를 나타내는 시선은 크게 줄었다. 2020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만큼 그 우려를 지운 것 자체만으로도 절반 이상의 성공이다.

공격에서도 충분히 힘을 보태고 있다. 1일까지 22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은 0.250(76타수 19안타)에 불과하지만, 결정적 순간 장타를 뿜어내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총 19개의 안타 중 10개가 장타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13개)에 이어 이 부문에서 오재일과 함께 팀 내 공동 2위다. 홈런과 2루타를 각각 5개씩 쳐냈다. 규정타석을 채운 리그 전체 타자들 중 안타 대비 장타 비율은 52.3%로 가장 높다. 홈런 레이스 선두(10개)를 달리고 있는 로베르토 라모스(LG 트윈스·0.500)보다 높은 수치다.

장타 중 7개(홈런 4개·2루타 3개)를 주자가 있을 때 쳐냈을 정도로 ‘높은 영양가’까지 자랑했다. 상대 배터리가 좀처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승부처인 7회 이후, 2점차 이내일 때도 2홈런을 포함해 8타수 3안타(타율 0.375)다. 나머지 1안타도 5월 26일 잠실 SK 와이번스전 8회말 기록한 결승타였다.

그때만 해도 변화구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 등 전체적인 타격 밸런스가 좋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5월 30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2점홈런을 터트리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2019시즌 87경기에서 기록한 홈런 수(4개)는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장타 전문가의 반전에는 역시 호쾌한 장타가 특효약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여전히 주전 한 자리를 보장받은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다. ‘캡틴’ 오재원과 번갈아 2루수로 나서고 있다. KBO리그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가 분석한 팀 내 포지션별 최다출장자 명단에도 그의 이름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석에서 집중력을 유지하며 결정력을 뽐낼 수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박수 받을 일이다. 언제든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묵묵히 준비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준비한 게 정말 많으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타격훈련을 계속하겠다”는 다짐도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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