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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2-11로 졌다. 최근 1승6패로 나쁜 흐름이니 패배 자체는 그리 낯설지 않다. 하지만 KIA 선발 양현종에게 6이닝 1득점에 그치며 불명예 기록을 썼다.
롯데는 개막전(5월 5일 수원 KT 위즈)에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게 6이닝 1득점으로 묶인 이래 올해 치른 25경기에서 모두 상대 선발투수에게 최소 5이닝씩을 허락했다. 상대 선발투수의 연속경기 5이닝 이상 투구 허용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1997년 롯데의 24경기였는데 이를 넘어섰다.문제는 이 기록이 언제 끊길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는 점이다. 롯데 타선은 개막 직후 불을 뿜었지만 10경기도 되지 않아 언제 그랬냐는 듯 식어버렸다. 최근 15경기 동안 팀 타율 0.211에 43득점, 6홈런인데 모두 리그 최하위다. 같은 기간 출루율이 2할대에 그친 팀은 롯데(0.291)와 한화(0.294)뿐이다. 열 명 중 세 명이 살아 나가기도 힘든 수준이니 득점이 날 리 만무하다.
롯데는 민병헌~전준우~손아섭~이대호~안치홍으로 이어지는 상위타선을 구축했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이대로 국가대항전에 나서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이들의 엇박자가 거듭 반복되고 있다. KBO리그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롯데는 올 시즌 유주자 상황 436타석을 만들었는데 진루성공률은 39.6%에 불과하다. 1위 삼성(46.0%)은 물론 리그 평균(43.2%)에도 한참 미치지 못한다. 삼성과 롯데의 올 시즌 팀 타율은 5리밖에 차이나지 않지만 득점은 33점 차이가 난다. 주자는 꼬박꼬박 나가지만 잔루에 그치고 있다.
허문회 감독은 올 시즌 끝까지 ‘빠른 카운트 승부’를 강조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이는 상대 투수가 경기를 쉽게 풀어가게 만들어주는 ‘양날의 검’과도 같다. ‘거인군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