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부→독립야구→교사’ 대전제일고 야구부장 금동현의 포기하지 않는 꿈

입력 2020-07-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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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제일고등학교에서 야구부 부장을 맡아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금동현 교사. 사진 본인 제공

운동을 생업으로 결정해 평생을 받치는 사람에게 가장 절망적으로 다가오는 소식은 역시 부상이다. 그것도 어린 나이에,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 누구든 이후 올바른 길로 나아가기 힘들다.

그러나 어떤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인생 첫 번째 목표가 무너졌음에도 절망하지 않고 곧바로 새로운 길을 찾는 이들이다.

대전제일고등학교 야구부장을 맡고 있는 금동현(29) 교사는 대학교 4학년 때까지 프로 데뷔를 꿈꾼 야구 유망주였다. 신일고 출신으로 투수와 타자를 병행했던 그는 2009년 청룡기 우승을 이끈 주역이기도 했다.

부모님의 권유로 고교 졸업 후 건국대에 진학한 그는 착실하게 기본기를 다지며 신인드래프트를 준비했다. 그러나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드래프트 직전인 4학년 때 발목 골절상으로 재활에만 1년이 넘는 시간을 쏟아야 했다.

이후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에 입단해 또다시 프로의 문을 두드렸지만, 수술 받은 발목 부상이 재발해 또 좌절을 맛봤다. 군 복무 후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해 계속 프로행을 노렸지만 이미 만신창이가 된 발목은 그의 열정을 끝까지 받쳐주지 못했다. 결국 20대 후반의 나이에 자신의 인생 첫 번째 꿈을 접었다.

그러나 좌절은 잠시뿐이었다. 야구밖에 모르던 그가 세상에 내던져진 것을 주변인 모두가 걱정했다. 하지만 그는 후배들을 위해 자신의 새로운 꿈을 펼치겠다며 용기 있게 교육자의 길에 도전했다. 대전제일고 야구부장 채용에 도전해 자신만의 전문성으로 현재 야구부원들과 감독·코치진 사이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파주 챌린저스 시절 안타를 때린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는 금동현. 사진제공 | 파주 챌린저스

금 교사는 22일 “야구부라 하면 무조건 감독, 코치님의 얘기가 어렵고, 시키는 대로만 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다. 그런 걸 깨고 싶었다. 요새는 학생들도 자신이 하고 싶은 야구를 적극적으로 얘기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이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구체적 업무에 대해선 “야구부 부장이란 야구부의 전반적인 운영·관리를 맡는 자리라 보면 되겠다. 식사, 교통, 숙박 등 비용 발생 상황을 학교에 보고하고, 학생 면담, 영상 촬영 등 다른 업무를 맡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경험자 측면에서 학생들에게 어떤 점을 주로 지도하는지 묻자 “보통 어려서 야구를 하는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모든 걸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자신의 인생에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면 일찌감치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고 그것에 책임지는 자세를 깨우칠 필요가 있다. 학생들과 면담에서도 그런 부분을 많이 강조한다”고 답했다.

그를 채용한 대전제일고 이규섭 교장은 “야구 전문가를 꼭 채용하고 싶었다. 관리에 있어 ‘맥’을 짚을 수 있는 사람이 우리로서는 반드시 필요했다. 금동현 선생이 오고 나서 야구부원들의 눈빛이 바뀌었다. 모두가 하나 되는 게 보이더라. 지도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을 너무 잘 통솔해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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