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도전’ 울산, “주니오 계속 남아줄래?”… 구단 동행 의지에 선수도 긍정

입력 2020-09-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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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주니오. 스포츠동아DB

‘브라질 킬러’ 주니오(34·울산 현대)는 K리그1(1부)에서 매 경기 무력시위를 펼치고 있다. K리그에서 맞은 4번째 시즌, 파죽지세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의 중심에는 그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경기에서 무려 21골(2도움)이다. 매 경기 1골 이상 꾸준히 뽑고 있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14승3무1패(승점 45)의 울산은 18라운드까지 41골을 몰아쳤는데, 이 중 절반을 주니오가 홀로 책임졌다. 실력도 대단하지만 매너도 좋다. 지금껏 하나의 옐로카드도 받지 않았다.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견제에 시달리고, 강한 파울이 쏟아지는 원톱 스트라이커임을 고려하면 ‘페어플레이상’을 줘도 무방할 정도다.

2017년 시민구단 대구FC에 입단해 12골·1도움을 올린 주니오는 이듬해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과정에서 다소 잡음이 있었으나 스스로 극복했다. 이적 첫 해 22골·1도움을 올렸다. 지난 시즌에는 19골·5도움을 찍었다.

올해 성적은 더욱 특별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시즌 개막이 미뤄졌고, 경기수도 줄어든 상황에서 엄청난 화력을 뽐내고 있어서다. 2018년에는 32경기, 지난해에는 35경기를 소화했다.

이제 시선은 주니오의 다음 시즌 거취로 모아진다. 그는 연말 울산과 계약기간이 끝난다. 당연히 울산은 “무조건 동행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올해 초 에이전트들 사이에선 주니오가 새 행선지를 찾아 떠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중국, 중동은 물론 K리그 1·2부 팀들까지 두루 거론됐다. 실제로 울산도 ‘주니오 없는’ 상황에 대비한 움직임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주니오는 잔류했다. 선수 본인의 의사도 컸지만, 울산생활에 만족한 가족의 영향도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울산은 주니오와 ‘계약연장’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미 한 차례 정도 입장을 주고받았다. 금액, 계약기간 등의 구체적 조건이 오간 정식 미팅은 아니었으나 분위기는 충분히 긍정적이다. 울산 김광국 단장은 “김도훈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구단 강화부 의견을 종합해 주니오와 함께 하자는 데 무게가 실렸다. 구단은 주니오가 적어도 1~2년은 평소와 같은 실력을 발휘해줄 것으로 믿는다. 물론 선수에게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주니오는 즉답을 하진 않았으나 “(함께 하자는) 구단의 뜻에 정말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언제든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심사숙고하고 있다. 더욱이 지금의 퍼포먼스를 봤을 때 거액을 받고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다만 주니오는 K리그에 완벽히 적응했고, 가족도 한국을 사랑한다. 코로나19에 잘 대처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단언할 순 없지만, 주니오가 넘어온 공을 그냥 돌려보낼 것 같진 않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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