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종변화구 조합’ 두산 이승진, 불펜에서 보여줄 매력이 기대된다

입력 2020-09-10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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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진.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이승진(25)은 5월 29일 트레이드를 통해 SK 와이번스에서 이적한 투수다. 당시 불펜 운용에 어려움을 겪던 두산 입장에선 투수 한 명이 절실했다. 이승진이 선발, 롱릴리프 등 다양한 보직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과 성장 가능성까지 고려해 1군급 백업 포수 이흥련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그러면서도 즉시전력보다는 미래를 내다본 트레이드라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지금의 이승진은 즉시전력으로도 손색없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9일까지 성적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0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ERA) 7.11. 전통적 기록통계로만 보면 그리 눈에 띄지 않지만, 적재적소에서 팀이 꼭 필요로 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선발로 나섰던 8월 15일 잠실 KT 위즈전과 2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11이닝 무자책점의 호투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지금의 보직은 선발이 아닌 불펜이다. 크리스 플렉센이 부상을 털고 돌아왔고, 함덕주가 마무리에서 선발로 보직을 옮기면서 연쇄이동이 일어났다. 이번 보직 이동은 오히려 이승진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8일과 9일 잠실 KT 위즈전에서도 ‘광속 불펜’의 매력을 한껏 뽐냈다.

8일에는 1이닝 1삼진 무실점, 9일에는 1.1이닝 1안타 1삼진 무실점으로 KT 타선을 봉쇄했다. 8일에는 5-0으로 앞선 다소 여유 있는 상황이었지만, 9일에는 2-2로 맞선 8회 2사 후부터 마운드에 올라 1.1이닝을 지웠다. 특히 8회 멜 로하스 주니어를 상대로 시속 145㎞의 몸쪽 포심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솎아낸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승진의 피칭 메뉴는 최고 구속 150㎞의 포심패스트볼과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이다. 일본프로야구(NPB)의 핵심 불펜투수들과 유사한 피칭 메뉴이기도 하다. 경기 후반 등판하는 불펜투수에게 빠른 공은 엄청난 무기다. 타자들의 체력이 떨어질 시점에 힘으로 찍어 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종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 등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구종의 완성도도 높아 공격적 투구가 가능하다면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제구력도 크게 개선했다.

마무리로 전환한 이영하와 함께 2명의 강속구 투수가 필승계투조에 버티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또 다른 무기가 될 수 있다. 두산 입장에선 당초 기대했던 것 이상의 긍정적 요소다. 두산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이승진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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