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왼쪽)-LG 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잠실구장 통로 사이, 덕아웃 시리즈!
두 팀이 PS에서 처음 만난 것은 1993년 준PO다. 당시 LG가 OB 베어스(두산의 전신)를 2승1패로 누르고 PO까지 올랐다. 이어진 1995년 PO에선 달랐다. OB는 LG와 6차전 승부 끝에 4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1998년 준PO에서도 LG가 2승으로 OB를 눌렀다. 하지만 2013년 PO에선 3승1패로 두산이 다시 웃었다.
잠실구장 통로를 통해 홈과 원정 덕아웃에 바꿔 앉으면 되지만, 심리적 거리는 어쩌면 더 멀 수도 있다. 류중일 LG 감독은 3일 “두산과 같은 구장을 쓰는데 좋은 경기가 될 것 같다. 꼭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 역시 “라이벌 팀인 LG를 상대해야 하는데 느낌이 평소와는 다를 것 같다. 최선을 다해 이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두산 베어스 선수단. 스포츠동아DB
가을 DNA와 성공한 반전의 맞대결
두 팀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두산은 시즌 막판 5위도 장담할 수 없는 레이스를 펼쳤지만, 마지막 4경기를 모두 쓸어 담으며 3위로 준PO 티켓을 따냈다. 반면 LG는 2위 사수에 실패하고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치렀다. 두산의 저력은 곧 가을 DNA를 의미한다. 엔트리 전체에 PS 진출 경험을 넘어 우승반지를 쌓아온 선수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해마다 LG를 괴롭힌 천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도 든든한 믿을 구석이다.
LG는 분위기의 힘을 믿는다. 마지막 2경기에서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에 잇달아 패하며 다잡은 듯했던 2위를 놓쳐 분위기가 처졌다. 그러나 WC 1차전에서 연장 13회 승부 끝에 키움 히어로즈를 꺾고 분위기를 반전시킨 데 희망을 걸고 있다.
LG 트윈스 선수단. 스포츠동아DB
삼진의 시리즈, 누가 웃을까
WC 1차전에서 드러났듯 경기 중후반으로 갈수록 인플레이 타구를 억제하고 삼진으로 상대 타자를 돌려세우는 투수의 가치는 단기전에서 상당히 높다. 9이닝당 탈삼진율이 높은 투수가 많을수록 유리한 이유다. 150㎞대 속구로 무장한 두산 크리스 플렉센은 9이닝당 10.18개의 삼진을 빼앗으며 압도적 구위를 자랑했다. 불펜에도 이승진(9.47개), 김민규(9.11개), 함덕주(8.95개) 등 평균 이상의 탈삼진 능력을 지닌 투수들이 있다. LG는 선발진의 탈삼진율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지만, 뒷문으로 갈수록 인플레이 타구 자체를 억제하는 이들이 많다. 고우석(11.02개), 진해수(10.62개), 이정용(8.74개) 등에 기대를 걸 만하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