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비FA 야수 최고액’ 나성범은 역시 NC의 심장

입력 2021-02-0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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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창단 첫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자부심은 선수와 팀 모두 공유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 도전은 불발됐지만, ‘V1’에 대한 공로를 확실히 인정받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나성범(32·NC 다이노스)의 2021시즌 연봉에는 숫자 이상의 의미가 담겨있다.


NC는 1일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 직전 2021시즌 연봉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창단 첫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일궈냈으니 전반적으로 순풍이 불었는데, 최고 인상률은 투수 송명기(2700만→1억1000만 원·307.4%), 야수 강진성(3800만→1억2000만 원·215.8%)이 차지했다. 특히 송명기는 지난해 투수 박진우가 기록한 NC 역대 최다 인상률(300%)을 뛰어넘으며 공로를 인정받았다.


NC는 지난해 12월까지 대다수의 선수와 연봉 재계약을 마무리했다. 굵직한 몇몇만이 남았었는데, 여기에는 나성범의 이름도 포함됐다. 나성범은 지난 시즌 종료 후 ML 도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비공개 경쟁입찰(포스팅 시스템) 마감시한이었던 1월 10일까지 구체적인 제시를 받지 못한 채 귀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한 자가격리가 25일에야 끝났다. 격리 기간 구단과 전화통화로 연봉에 대한 대략적 교감은 나눴고, 도장은 이후 찍을 수 있었다. 나성범은 격리를 마친 뒤 별다른 이견 없이 구단 제시액인 7억8000만 원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5억 원에서 56% 인상된 금액이다.


상징적 금액이다. 우선 프리에이전트(FA)가 아닌 NC 선수들 중 최고액이다. NC 역사상 비FA 최고액은 2016년 이호준(현 NC 코치)의 7억5000만 원인데, 나성범이 이를 넘어섰다. 리그 전체로 봐도 비FA 야수 최고액이다. 물론 박병호(키움 히어로즈)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20억 원을 수령한 바 있다. 하지만 박병호는 2016시즌을 앞두고 포스팅 시스템으로 ML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고, 귀국 후 4년간 키움에 보류권이 묶여있었다. 신분이 FA는 아니었지만, 해외 진출이라는 특이 케이스였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뛰었던 김태균과 이승엽의 계약도 같은 유형이다. 해외를 거치지 않은 순수 비FA들 중에선 나성범이 최고액이다.


올 시즌 후 국내 잔류 시 FA 자격을 얻지만, 대폭적인 연봉 인상이 보상금 증액을 위한 대비책으로 해석하긴 어렵다. 나성범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인터뷰를 해도 ‘엔부심’을 숨기지 않는다. NC 역시 창단 첫 프랜차이즈 스타가 나성범인 데 뿌듯함을 드러내왔다. 물론 올 시즌 후 다시 한번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 진출을 타진할 가능성도 있지만, 국내 잔류 시 NC 유니폼을 입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이번 연봉 재계약을 통해서도 나성범이 NC의 심장임은 다시금 증명됐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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