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박건하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을 연고로 한 두 팀이 1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3라운드 경기에서 격돌했다. 2016년 이후 5년만의 수원 더비다. 수원FC는 K리그2(2부)에서 승격한 그해 수원 삼성과 4차례 만나 1승3패로 밀렸다.
그 후 더비는 중단됐다. 승격 첫해 수원FC가 다시 강등됐기 때문이다. K리그1에 복귀할 때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다시 찾아온 올 시즌 첫 연고 더비. 수원FC의 시즌 첫 홈경기이기도 했던 이날은 특별했다. 현장을 찾은 미디어가 50여명에 달할 정도로 관심도 뜨거웠다.
수원 삼성 박건하 감독도 감회에 젖었다. 오래 전 수원 삼성이 안방으로 사용한 곳이 수원종합운동장이다. 이곳에서 숱한 영광을 맛봤다. 현재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과도 멀지 않다.
동선 또한 거의 비슷하다. 경기도 화성의 클럽하우스를 떠나 경기장으로 향하는 길, 퇴근길 교통체증에 걸린 선수단 버스에서의 추억을 박 감독은 떠올렸다. “우리 팀에도, 내게도 의미가 있는 장소다. 선수로만 뛰다가 감독으로 오게 됐다. 느낌이 달랐다. 원정인 듯, 홈인 듯 익숙하면서도 참 낯선 감정이다.”
하지만 경기는 조금 불편했다. 개막 2연승을 달리며 선두권에 오른 수원 삼성의 플레이는 차가운 날씨만큼이나 딱딱했다. 다소 긴장한 듯 전반에는 아예 슛조차 시도하지 못했다. 6차례 슛을 날린 홈팀과 비교됐다.
라스를 전방에 세우고 한승규가 뒤를 받친 수원FC의 공세는 날카로웠다. 겨우내 적극적인 전력보강으로 기대를 부풀렸다가 1무1패로 불안하게 출발한 만큼 의지가 강했다. “스리백의 상대 배후공간을 적극적으로 노리겠다”던 수원FC 김도균 감독의 전략이 어느 정도 통했다.
그래도 소득은 없었다. 끝까지 주도권을 잡은 수원FC도, 역습 위주의 수원 삼성도 시원한 골을 선물하지 못했다. 0-0. 소문난 K리그의 잔치는 짙은 아쉬움 속에 마무리됐다.
수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