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원태인.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산뜻한 출발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원태인은 비 시즌 동안 많은 땀방울을 쏟았다. 지난해 시즌 초반에는 괜찮았지만 중반 이후 8연패를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지난겨울 훈련방식부터 장소까지 여러 부분에 걸쳐 변화를 꾀하며 한 단계 성장하려는 의지를 불태웠다. 또 슬라이더를 새로 장착하는 등 구종 다양화에도 힘썼다.
그뿐이 아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동안에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했다. 포수 강민호와 상의해 우타자의 몸쪽으로 좀더 정확하게 공을 던지기 위한 훈련과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때문인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선 결과가 신통치는 않았다. 그러나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우타자 몸쪽으로 제구가 뒷받침된 강한 공을 던질 수 있음을 어느 정도 확인한 덕분이다.
이 같은 시행착오를 거친 뒤 새 시즌에 돌입하자 거듭해서 인상적인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직구의 구속도 향상됐다. 지난해 가장 좋았을 당시와 비교하면 최고 구속에선 차이가 크지 않다. 하지만 평균 구속은 시속 2~3㎞ 정도 더 나오고 있다. 새로 장착한 슬라이더로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헛스윙 삼진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원태인은 20일 대구 SSG 랜더스전에 앞서 “지난해 시즌 초반에 비해 WHIP(이닝당 출루허용) 등 세부지표가 상향됐고, 삼진이 늘었다. 새로 장착한 슬라이더 효과도 보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원래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가 아닌데 헛스윙 삼진이 자주 나오니 야구가 더 재밌어졌다”며 “두 자릿수 승도 좋지만 승리는 내가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다. 지난해보다 많은 이닝을 던지고, QS를 늘리는 게 목표다. 현재 페이스를 잘 유지할 수 있도록 꾸준히 준비하고 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도쿄올림픽 예비엔트리 탈락이 동기부여가 됐다. 올림픽이 연기된 뒤 예비엔트리부터 들어가 살아남아보자고 각오했다. 이제 3경기를 했을 뿐이지만 출전 욕심은 있다”며 태극마크를 향한 집념도 드러냈다.
대구|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