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컬러 잃고, 수 읽힌’ 전북, 명확한 내부 진단이 최우선

입력 2021-05-25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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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상식 감독. 사진제공 | 전북현대

K리그1(1부) 전북 현대에 지독한 무력증이 찾아왔다. 단단했고,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지지 않을 것 같던 강렬함이 완전히 사라졌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전북이 또 졌다. 23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1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대구FC에 0-1로 패했다. 수원 삼성~울산 현대에 홈 2연패를 당한 데 이어 또 한번 지면서 3연패의 수렁에 빠진 전북은 승점 29에 묶인 채 2위 자리마저 수원 삼성(승점 30)에 내줬다.

선두 울산(승점 33)보다는 1경기, 수원보다는 2경기를 덜 치른 상태이긴 하나 지금의 경기력으로는 순위를 뒤집기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전북의 리그 3연패는 2013년 11월 이후 8년만이고, 6경기 무승(3무3패)은 2012년 11월 11일~12월 2일 이후 9년만이다.

뭔가 단단히 꼬였다. 판정은 탓할 필요가 없다. 억울함도 극복하는 것이 실력이다. 수원은 23일 광주FC와 원정경기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PK) 동점골을 내줬지만 승부를 뒤집었다.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불러온 결과다.

가장 큰 문제는 고유의 팀 컬러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최강희 감독(상하이 선화) 시절에는 선 굵은 플레이로 상대를 압도했고,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은 패스 위주의 빌드업을 바탕으로 3개의 트로피(리그 2회·FA컵 1회)를 챙겼다. 모라이스 감독은 ‘재미없다’는 이유로 혹평을 받았으나, 승리가 필요한 순간만큼은 놓치지 않았다.

반면 지금의 전북은 어떤 방향으로 향하는 것인지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압도적이지도 않은데 거의 동일한 패턴을 고수하니, 상대는 그 수를 훤히 읽고 대처한다. 대구 원정에서 전북이 가동한 스리백도 상대는 예측하고 있었다.

대구는 경기 이틀 전부터 전북의 장·단점을 정확히 분석한 자료를 마련해 맞춤형 전략을 짰고, 이에 앞서 울산 홍명보 감독도 세트피스 때 공격수에게 전북 수비수 홍정호를 따라다니는 ‘미끼’ 역할을 맡겨 혼란을 줬다. 벤치의 수 싸움에서부터 밀린 것이다.

이 와중에 핵심자원들의 페이스가 떨어졌다. 특히 꾸준히 출전 중인 일류첸코는 파괴력이 예전 같지 않다. 주전경쟁에서 밀린 구스타보는 가벼운 부상이라지만 마음의 상처도 작지 않고, 모 바로우와 쿠니모토의 컨디션 또한 온전치 않다.

다만 체력적 이유만은 아니다. 전북은 19일 울산전에 앞서 열흘의 휴식을 얻는 등 여유로운 일정이었음에도 경기력이 신통치 않았다. 30대 노장들이 많다고 하지만, 매 경기 후반 중반 이후 페이스 저하가 반복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다른 팀들도 크고 작은 부상은 안고 있으니 변명이 되지 않는다. 거듭된 성공에 취한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희미해진 여파일 수 있다. 명확한 진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다행히 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아직 리그는 반환점도 돌지 않았고, 선두권에서 멀어진 것도 아니다. 승리 DNA의 회복이 우선이다. 주중 K3리그 양주시민구단과 FA컵 4라운드는 선수단 재정비와 함께 ‘위닝 멘탈리티’를 불어넣을 기회다. 김 감독은 “바로우, 구스타보 모두 출전할 수 있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쇠락과 반전의 기로에 선 전북에 더 이상 여유는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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