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투수가…” 맘 비운 KIA 1차 후보, 단장은 “겸손까지? 고민 계속”

입력 2021-06-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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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진흥고 문동주(왼쪽)-광주동성고 김도영. 스포츠동아DB

유망주가 많아도 걱정이다? KIA 타이거즈가 2022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권을 누구에게 쓸지 머리 아픈 고민 중이다. ‘완성형 투수’로 꼽히는 문동주(18·광주진흥고)와 ‘리틀 이종범’으로 불리는 김도영(18·광주동성고)이 조계현 단장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김도영은 지난해 23경기에서 타율 0.457(92타수 42안타), 22도루를 기록했다. 우타자임에도 타석에서 1루까지 3초6대를 기록할 만큼 빠른 발을 자랑한다. 최고구속 150㎞대 중반을 자랑하는 문동주도 올해 7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수도권 A구단 스카우트는 “둘 중 누가 1차지명을 받아도 합리적이라고 본다. 그만큼 좋은 선수들”이라고 평가했다.

동성고와 진흥고 모두 KIA의 연고 학교다. KIA로서는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고민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문동주와 김도영 중 한 명에게 KIA의 1차지명권 행사가 확실시된다. 둘 중 누가 KIA의 부름을 받든, 남은 한 선수도 1차지명 대상자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8~10위 팀은 순위 역순으로 전국단위 지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KIA에서 문동주와 김도영 중 한 명을 지명하면, 지난해 최하위 한화 이글스가 남은 한 명을 지명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1차지명급 유망주 두 명이 동시에 KIA 팜에서 나온 셈이다.

김도영은 6일 세광고와 2회전 패배 후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초반에는 1차지명이 욕심났지만 이제는 마음을 비웠다. 같은 1차지명 후보에 (문)동주가 있다. 150㎞를 던지는 투수는 쉽지 않다. 야수로서 이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광주 출신으로서 연고구단인 KIA 지명이 목표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 목표에 몰두하기보다는 기량 향상에 더 힘쓰겠다는 각오다.

조계현 KIA 단장은 진흥고와 동성고가 나란히 경기를 치른 6일 목동구장을 찾아 이들을 눈여겨봤다. 조 단장은 7일 김도영의 인터뷰 내용을 전해들은 뒤 껄껄 웃으며 “분명 욕심이 있을 텐데 겸손함까지 갖춘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단장은 이어 “김도영과 문동주 모두 고교 레벨답지 않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당장의 기량은 물론 미래 성장 가능성까지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지명 당일까지도 고민이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KIA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뽑은 투수 이의리, 장민기, 이승재를 이미 1군에서 요긴하게 썼다. 2020년 1차지명자 정해영도 마찬가지의 케이스다. 가능성을 보이는 선수라면 1군 기용을 주저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와 미래 모두 기대할 만한 유망주들의 존재는 고민을 깊게 만든다. 2022년 1차지명은 8월 23일. 이날 KIA의 선택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목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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